재임 시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호세 무히카(85·사진)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상원의원직을 내려놓고 정계에서도 은퇴했다고 현지 일간 엘파이스 등이 전했다.
그는 이날 상원에서 “인생에서는 올 때가 있고 갈 때가 있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고령인 무히카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정계은퇴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상원의원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이곳저곳을 다녀야 한다. 사무실에서만 일할 수는 없다”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나를 밀어내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2015년 집권한 무히카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 좌파의 아이콘이자 우루과이 밖에서도 명성을 얻은 상징적인 정치인이었다. 좌익 게릴라 출신인 그는 중도좌파연합 광역전선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재임 기간에 우루과이 경제 발전과 빈곤감소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통령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한 채 1987년형 하늘색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니는 검소한 모습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우루과이 안에서는 게릴라 전력이 논쟁이 되기도 했지만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존경을 받았다. 엘파이스는 “남미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우루과이의 또 다른 전직 대통령 훌리오 마리아 상기네티(84)도 상원의원직을 사임했는데 같은 날 의회를 떠난 두 노(老)정치인은 이날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