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하는 바이오벤처 스템랩(258540)이 내년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한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척수손상·척추협착증 치료제에 대한 임상도 실시한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의 한국총괄 윤종하 부회장이 4대 주주인 회사로,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로 평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기업 스템랩은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 성장성 특례상장을 추진한다. 스템랩은 지난 20일 고려대 이공대 캠퍼스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스템랩은 2011년 유승권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가 연구한 ‘세포 리프로그래밍(직접교차분화)’ 원천기술을 사업화한 회사다. 역분화줄기세포(iPSC) 기술을 응용해 중추신경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소변 등에서 얻은 체세포를 활용해 환자에게 필요한 조직세포로 키우는 방식이다. 기증받은 난자를 이용하는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환자 본인의 세포를 활용해 거부반응이 없고 충분한 양의 세포를 얻을 수 있다. 윤리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스템랩은 현재 이 기술을 활용해 중추신경계 질환인 척수손상 세포치료제, 루게릭병, 척추협착증,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통해 탈모 완화 화장품, 항노화 화장품 등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특허 25건, 해외 특허 6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코넥스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스템랩은 코스닥 성장성 특례상장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척수손상 치료제와 루게릭병 임상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척추협착증 임상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이전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연구 분야에 집중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 평가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템랩의 연구 분야가 사실상 불치병으로 분류되던 영역이기 때문이다. 코넥스시장에서 스템랩의 시가총액은 260억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이 제대로 평가받고 실제로 임상을 통해 실적이 나온다면 기업가치는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템랩은 윤 부회장이 개인 자금으로 투자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윤 부회장은 스템랩 초기 투자자로 감사보고서가 확인되는 2015년에 이미 5.2%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2017년 9억9,000만원, 2018년 10억원을 투자해 총 지분율은 9.92%다. 오동훈 대표이사(6.46%)보다도 높다. 현재 스템랩 주가로 계산하면 윤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37억원이다. 코스닥 이전상장을 통해 윤 부회장도 상당한 투자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