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겨우 돌아왔는데...앤트그룹 상장으로 中에 자금 뺏기나

外人 석달만에 1조2,590억 순매수

앤트, 글로벌 시총2위 금융기업 예고

패시브 이어 액티브자금 유출 가능성

"MSCI 편입땐 최대 1조 빠질수도"




최근 원화 강세 등에 힘입어 외국인투자가가 3개월여 만에 코스피에 복귀했지만 다음달 중국 앤트그룹의 상장으로 자금이 또다시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중국 IPO(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앤트그룹이 증시 상장과 동시에 11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7원60전이나 떨어지며 1,131원까지 하락하는 등 초강세를 나타냈지만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7월 한 달을 제외하고 지속적인 매도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원화 강세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등에 힘입어 겨우 매수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1조2,590억원을 순매수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경기 회복력의 차이로 아이셰어스(EEM)과 뱅가드(VWO) 등 대표적인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로 설정된 패시브 자금 유입은 지난 4~5개월 동안 달러 약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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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올해 국내 증시는 중국 대형 기술주의 홍콩 증시 2차 상장 랠리로 인해 약 271조원의 해외 패시브 자금이 추종하는 MSCI EM지수에서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외국인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MSCI지수 변경 당시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12.2%에서 11.6%로 대폭 축소되며 대만에 지수 내 비중 2위를 내줬고 올해 8월 반기 리뷰 이후 비중은 11.3%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비중이 34.0%에서 41.2%까지 확대됐다.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2차 상장 이후 MSCI신흥국지수에서 5.8%였던 비중이 올해 5월 7.5%까지 늘어나는 등 지수 내 비중을 대거 차지하는 대형주가 늘면서다. 여기에 상장 이후 글로벌 시가총액 2위 금융기업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까지 지수에 포함되면 국내에서의 추가 패시브 자금 유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앤트그룹의 MSCI 중국 조기 편입은 상장 1~2거래일 사이에 결정될 예정으로 상장이 11월 첫째 주를 넘긴다면 지수 조정은 11월30일(한국시간) MSCI 반기 리뷰와 동시 진행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의 패시브 매도 수요는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액티브 자금을 합치면 앤트그룹 상장에 따른 국내시장 매도 수요가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 연구원은 “기계적인 매도 수요는 아니지만 MSCI EM 액티브 펀드 매도 수요까지 고려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의 매도 수요는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외국인 액티브 자금에서 ‘성장주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점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보유한 대표적인 성장주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외국인투자가들이 코스피를 약26조원 순매도했는데, 그중 패시브 자금을 17조5,000억원, 액티브 자금 8조7,000억원 정도를 매도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액티브 투자가는 현대차·SK이노베이션 등 가치주를 8조원 넘게 순매도해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성장주를 2조원가량 순매수했는데, 신흥국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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