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지부에서 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권욱기자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와 관련해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분, 수 시간 이내에 전신에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단시간 내에 급성으로 나타나 즉각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으로 국내의 경우 소아·청소년은 음식, 성인은 약물로 인한 발병 빈도가 높다.
아직까지 예방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발생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지만, 세계알러지기구(WAO)에 따르면 예방접종 100만건 당 0.65건의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심한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독감 백신은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생산하는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질병청도 “달걀을 통해 바이러스를 키우기 때문에 달걀 단백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중증반응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 경우 접종하지 않도록 안내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밖에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대체로 접종 후 30분 이내에 나타나기 때문에, 질병청에서는 백신 접종후 20∼30분 가량 병원에서 머물며 경과를 관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아나필락시스 쇼크 외의 독감 백신으로 인한 중증 이상 반응으로는 감염 등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이 있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성인 100만명당 연간 10∼20건의 빈도로 나타나는데 독감 바이러스가 해당 증후군을 촉진해 최초 감염 3∼30일 이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 예방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 관련 합병증으로 피해 보상이 인정된 사망 사례는 2009년 접종 후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이듬해 2월 사망한 65세 여성 1명뿐이다. 독감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밀러-피셔 증후군은 희귀 말초신경병증으로, 근육 마비나 운동능력 상실 등을 수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