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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음식 싫고 두려운 ‘음식 포비아’ 만 2~7세에 최고조

■ 밥 찔끔·편식 심한 우리 아이 어떻게

공복감 느낄 때까지 인내심 갖고 기다리고

먹기 싫다며 울 때 밥상 바로 치워선 안돼

‘울고 떼를 써도 안 된다’는 인식 심어줘야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식욕이 없어졌다면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식욕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김주영 대전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식욕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증상은 발열이며 감기, 입안이 허는 입병, 위장계통 이상, 요로감염 등도 흔한 원인”이라고 했다.







◇빈혈·변비·간 기능이상, 만성적 식욕부진 초래

빈혈, 변비, 결핵, 만성적인 간 기능이상은 만성적으로 식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인데 치료하면 식욕이 좋아진다.

문제는 동반질환 없이 음식을 잘 먹지 않는 경우다.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가 거부하는 음식을 부모가 억지로 먹이거나 강요하면 심리적 반항이 식욕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유아는 생후 6개월까지 체중이 빠르게 늘다가 증가 속도가 둔화된다. 먹는 양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는데 정상적 현상이다. 먹는 양에 개인차도 있다. 따라서 잘 먹고 많이 먹어야 좋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음식을 강요해선 안 된다.

밥을 잘 안 먹는 아이에게 단 맛이 나는 요구르트·사탕·과자 등을 반복해서 간식으로 주면 편식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아이가 ‘먹기 싫다고 하니 엄마가 보다 맛있는 음식을 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학습하기 때문이다.


편식하는 아이 중에는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네오포비아’(Neophobia) 상태인 경우도있다. 생후 6~7개월 무렵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음식 네오포비아’는 대개 만 2~7세에 최고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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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초기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음식 네오포비아는 서서히 줄어든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노출을 늘려 공포감을 줄이고 편식을 줄여가도록 한다.

김주영 대전을지대병원 교수김주영 대전을지대병원 교수


◇성장 부진 땐 소량이라도 고칼로리 음식 먹여야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는 공복감이다. 배가 고파지면 먹을 것을 찾게 마련이므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공복감을 느끼는데 필요한 시간을 부모가 참지 못하고 억지로 식사하게 하거나 간식을 내어주면 밥과 더욱 멀어지기 쉽다.

식사시간은 30분 이내로 줄이고 잘했을 때 칭찬을 해주는 등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도록 한다. 식사 시간에는 미디어나 책·장난감 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

부모의 일관된 태도·행동도 중요하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여야지’라는 생각은 버린다. 식사를 유인한다며 식사 중간에 단맛의 간식을 주는 것도 피한다. 정해진 만큼의 밥을 먹지 않으면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밥 먹이기를 시도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에게 ‘아무리 울고 떼를 써도 엄마한테는 안 된다’는 인식이 생기고 조금씩 행동의 변화를 보이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밥이 먹기 싫다며 우는 아이 앞에서 밥상을 바로 치워버리면 아이는 다음 번에도 밥이 먹기 싫다는 표현을 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적절한 공복감을 가지고 식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아이가 싫어한다고 금방 포기해버리는 행동은 삼가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아이의 성장 속도가 평균 범위이고 컨디션이 좋다면 식욕에 대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성장발달이 부진한 경우라면 소량이라도 고칼로리 식이를 하게 하거나, 질환 감별을 위해 전문의 진료를 받거나, 식이지도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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