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지 생각해보겠다”는 발언의 파장이 주말까지 이어졌다. “옷 벗고 정치권에 오라”는 훈수와 “여왕벌의 출현”이라는 찬사 “0서방파(조폭)”라는 평가까지 이어졌다.
19대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4일 “여의도 판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이다.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시라”며 윤 총장에게 정계 진출을 제안했다.
홍 의원은 지난 22일과 23일에도 윤 총장에 대한 논평을 페이스북을 통해 내놨다. 22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한 윤 총장을 두고 “문(재인)정권 탄생의 제1, 2 공신들이 영역 싸움이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고 했고 23일엔 “추 장관은 정계 은퇴하시고 윤 총장은 사퇴하고 당당하게 정치판으로 오시라”고 했다.
윤 총장은 올해 초까지 차기 대선주자 1위를 기록했다. 스스로 여론조사업체에 조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말하기 전까지 계속 1위였다. 홍 의원은 논평을 두고 유력한 경쟁자인 윤 총장을 견제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 중진 장제원 의원은 24일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윤 총장을 “확실한 여왕벌”에 비유한 그는 “이제 윤석열 쇼크는 (범야권의) 기존 대선 잠룡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을 포럼에 강연자로 초청하며 무대를 만들고 있다.
여권은 윤 총장을 맹렬히 비판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류의 정치검찰이 있는 한 우리 사회의 정의는 사전 속 죽은 단어일 뿐”이라며 “보수언론과 야당이 유력 대권후보로 지지를 보내니 대통령도 장관도 국민도 아무것도 뵈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윤 총장을 겨냥해 “‘주권재민(民)’이지 ‘주권재검(檢)’이 아니다”라며 “‘칼’은 잘 들어야 한다. ‘칼잡이’의 권한과 행태는 감시받고 통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현 정권을 향해 찬사를 쏟아내 주목받은 진혜원 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도 나서서 상급자인 윤 총장을 “조폭”이라며 저격했다. 진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검 앞에 줄지어 서 있는 화환 사진을 공유한 뒤 “서초동에 신 ○서방파가 대검 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보통 마약 등을 판매하거나 안마업소, 노점상 등을 갈취해 돈을 버는 조직폭력배들은 나이트클럽, 호텔 등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해당 영역에서 위세를 과시하는데 개업식에 분홍색, 붉은색 꽃을 많이 쓴다”며 “(이들은) 상대방 앞에서 뻘쭘할까 봐 화환을 자기들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