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추도사] 이건희 회장님 영전에 바칩니다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전 인사혁신처장

혁신에 혁신 거듭했던 선구자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 바꿔

고인의 업적 후대로 이어질 것




재계의 큰 별이자 혁신의 거인이신 이건희 회장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삼가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이건희 회장님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마음을 넘어 아쉬움도 남습니다. 78세의 나이는 아직 한창인데 더 큰 일을 할 수 있었으면 국가적으로 큰 홍복이었을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님은 ‘신경영’ 주창자로 오늘의 삼성의 주인공이십니다. 즉 시공자이며 완성자이신 것입니다.

삼성그룹의 설계자인 이병철 회장님의 경영철학인 ‘인재제일’ 경영으로 키워낸 인재군을 바탕으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도전자이셨습니다.

이건희 회장님은 세 가지 혁신의 길을 경영현실에 접목한 실천가이셨습니다.

첫째, “와이프 빼고 모든 것을 바꿔보자”는 마인드 혁명을 일으킨 도덕적·정신적 혁신입니다. 둘째, 세계로 향하는 눈을 지속적으로 키워낸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힌 상품시장의 혁신입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는 세계 3위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셋째, 첨단기술을 통한 기술제세를 꿈꾼 기술의 혁신입니다.

이병철 회장님의 마지막 혜안이자 유작으로 1986년 설립된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초전도체에서 위성까지 연구개발하며 스마트폰, 베터리 기술, MLCC 등 소자 기술, 전자부품 기술 등의 씨앗을 피워냈습니다.

이건희 회장님은 오늘날의 세계적인 삼성으로 만들어낸 창조자이었습니다. 반도체 신화는 그대로 세계적 역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디자인경영으로 삼성그룹의 디자인 혁신을 이루어내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질과 가치를 바꾸어낸 고급화와 ‘질’ 경영의 선구자이기도 하셨습니다.


더욱이 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제반 환경에도 관심을 넓혀 미술·문화·복지 분야에 많은 투자와 기여를 하며 새로운 기업의 역할을 제시하기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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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체육계에 미친 영향 또한 다대하여 국내 스포츠계뿐 아니라 IOC 위원으로서 한국의 올림픽 유치와 국제적 활동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바 또한 큰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 다시 그리워집니다.

언제 우리는 또다시 큰 거목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제 남기신 유산들을 다시 하나하나 뜯어보며 계승할 혁신적 정신을 정리하고 더 큰 국가적 발전의 자산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흔히 공과 과를 논하기도 하나 이제 과는 앞으로의 교훈과 독신의 영역으로 남기고 남기신 공을 되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논란이 많은 삼성의 경영권에 대해서는 폭넓게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이제 삼성은 누구의 기업이라기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삼성의 추격자들로부터 초격차를 벌리며 발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모두의 몫이며 그것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길일 것입니다.

삼성전자 지분의 절반을 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신뢰 또한 커다란 국가적 자산일 것입니다. 관련된 정부 관계자들도 새로운 삼성의 내일을 ‘ K비즈’의 전범(典範)으로 삼아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길을 찾고 그 길의 장애물을 같이 치워나가는 대승적인 결단도 요구됩니다.

이것이 이건희 회장님의 업적과 결실을 우리의 후손에게 전승하는 길이자 추모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님도 빈손으로 떠나가셨습니다. 가진 모든 것을 대한민국에 남기고.

그분이 부디 평안과 함께 삼성과 대한민국의 내일의 모습을 보실 수 있게 하는 것이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라고 확신합니다.

회장님과 함께한 나날을 기억하며 고맙고 또 감사합니다. 영면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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