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6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와 관련해 “누군가의 피눈물로 쌓은 무덤이 삼성”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은 하자고 했던 정의당이 이건희 회장 조문은 안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하는 등 이 회장 별세와 관련한 정의당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 회의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위로를 전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이번 일을 이전 시대와의 결별이자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점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역사는 우리 산업의 발전을 선도한 역사이지만 정경유착의 잘못된 역사이기도 하다”며 “그 와중에 우리 당 고 노회찬 의원도 의원직 박탈이라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일가의 재산상속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편법, 불법은 여전히 정확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또한 노동조합의 권리를 억압하고, 노동자의 작업환경 문제를 은폐했던 역사 역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잊어서는 안 될 비극과 누군가의 피눈물로 쌓은 무덤이 바로 오늘날 삼성이 세워진 역사”라며 “고 황유미씨 등 반도체 공장 노동자, 불법적인 무노조 경영 원칙에 희생된 고 최종범, 고 염호석 등 노동자들의 죽음, 그리고 기술을 빼앗기고 탈취를 강요당한 중소기업의 억울함이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죽음은 슬프지만 마냥 애도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이건희 회장의 사망이 단순히 망자에 대한 조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계기가 되도록 정의당은 국민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같은 정의당의 이 회장 별세와 관련한 태도에 하태경 의원은 “김정일 조문을 하자 했던 정의당”이라며 “세계에서 제일 못사는 나라 만든 김정일보다 세계 일등 기업 만들어 못사는 나라 잘사는 나라로 탈바꿈시킨 경제 리더의 삶이 더 가치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정의당이 지향하는 국정가치가 나라 잘살게 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겠죠? 정의당 대표가 바뀌어서 기대감이 컸는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하태경 의원이 또 헛다리 짚는 소리를 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던 2011년 12월 당시 정의당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되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