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올 3·4분기 4,8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초유의 초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전 분기보다 3배 넘는 순익을 올리며 그룹 실적을 제 궤도에 다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해줄 증권 계열사의 빈자리가 커지면서 전년 대비로는 소폭 마이너스를 피하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연내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비은행 부문 확충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 3·4분기 4,7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4,860억원)보다 1.3% 감소했지만 전 분기(1,424억원)보다는 3배 넘게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4분기에만 코로나19 대출 부실 및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을 약 4,000억원 가까이 쌓으며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어 올 3·4분기에도 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을 약 300억원 추가로 적립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1,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6,657억원)보다 31.5% 감소했다.
이자이익(1조4,874억원)과 비이자이익(2,267억원)을 합친 순영업이익은 1조7,141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는 5%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소폭(-0.7%) 줄었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거듭된 상황에서도 이자이익은 소폭 늘어 선방했다.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중심 대출 성장과 핵심 저비용성 예금 증가가 지속되며 수익 구조가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해 비은행 계열사의 빈자리를 드러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하나금융의 경우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 고객 수탁고와 증권 수수료가 크게 늘면서 전체 호실적을 견인했지만 ‘은행 쏠림’이 심한 우리금융은 이런 완충재 역할을 해줄 증권 계열사가 없는 상태다. 올 3·4분기 기준 우리은행은 4,8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체 그룹 이익을 고스란히 책임졌다.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취약한 비은행 부문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시작은 캐피탈·저축은행이다. 우리금융은 23일 이사회에서 아주캐피탈 경영권 인수를 결의하며 연내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손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라인업이 한층 강화돼 비은행 부문의 손익 기여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4분기 우리카드는 278억원, 우리종합금융은 1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