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유튜브 한 채널의 콘텐츠를 무단 도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방송사 측이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26일 SBS는 해당 논란과 관련, “전문가가 아닌 화자가 친구에게 말하듯 이야기를 전달해 다양한 각도로 사건을 본다는 점에서 콘셉트가 다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SBS 관계자는 “방송 소재는 다른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같이 역사적 사건 중에서 뒷이야기가 잘 안 알려진 가치 있는 이야기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에서 다루는 내용이 같다는 주장에 대해선 “제작진이 직접 취재해 얻은 내용을 방송한 것이다. 경찰이나 피해자 등 사건 관계자를 만나 인터뷰하며 취재하다 보니 사실 관계는 같을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논란에 휩싸인 ‘꼬꼬무’는 역사 속 사건들의 뒷 이야기를 세 명의 MC를 통해 대화 형식으로 전달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꼬꼬무’가 표절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선 유튜브 채널은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이하 사건의뢰)다. 이 채널은 형사 출신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전 프로파일러 김윤희 씨와 과거 이슈가 됐던 강력사건 또는 미제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3일 김복준 연구위원은 “구독자들이 ‘꼬’로 시작하는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우리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고 댓글을 달았다”며 “그 방송을 봤더니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김윤희 프로파일러하고 나하고 주고받으면서 하는 것처럼 콘셉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우리가 다뤘던 사건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만 가지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우리가 따로 조사해서 한 것도 많다. 그 내용이 방송에 나온다면 우리 것을 가져다 쓰는 거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콘셉트가 비슷한 것은 그럴 수 있지만 방송 내용을 보니 우리가 했던 내용이 그대로 있더라”면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윤희씨 역시 ”김 연구위원이 유튜브 제작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데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자료를 일일이 검토하고, 담당했던 형사에게 전화를 한다. 어떨 땐 한 콘텐츠 때문에 2~3주를 노력하신다”며 “그걸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또 “저도 경찰에 있었지만 절대 구할 수 없는 콘텐츠다.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정성을 들이는데 그런 면에서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 영상이 올라온 뒤 해당 방송 프로그램이 ‘꼬꼬무’라는 의혹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지존파, 신창원 등 ‘꼬꼬무’에 등장한 사건 일부가 김 연구위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뤘던 내용이라는 도용 의혹이 일었다.
한편 SBS입장과 관련해 김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비슷한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다뤘던 사건과 겹친 부분이 있어 불쾌한 마음이 없지 않다”면서도 “논란이 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저희는 저희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