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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약사단체 '먹는 낙태약 공급권' 둘러싸고 갈등

산부인과 “병·의원서 공급해야 안전”

약사회 “의약분업 예외둘 이유 없다”

의사·약사 단체가 ‘먹는 낙태약’ 조제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수술 외에 먹는 약 등 ‘낙태 약물요법’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을 입법예고하고 나서다.

28일 의약계에 따르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모체태아의학회와 ‘낙태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낙태약은 ‘의약분업 예외 약품’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낙태죄 완전 폐지”(왼쪽) “낙태 반대”(오른쪽)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단체 회원들이 지난 8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낙태죄 완전 폐지”(왼쪽) “낙태 반대”(오른쪽)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단체 회원들이 지난 8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낙태약은 산부인과 의사가 약국을 거치지 않고 병·의원에서 직접 환자에게 공급(의사 직접조제)해야 안전하며, 약국에 유통될 경우 관리부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약사법 제23조 4항에 따르면 의학적 필요와 환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는 의약분업 예외 약품 지정에 대한 규정이 있는데 낙태약 조제도 여기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김동석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병원에 들어온 약은 나갈 때까지 알 단위로 정확히 관리된다”면서 “낙태약이 전국 약국에 깔리면 유통 과정이 철저히 관리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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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한약사회는 낙태약에 대해서만 의약분업 원칙에 예외를 허용할 이유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낙태약에만 의약분업의 예외를 적용하는 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며 “응급 사후피임약 처방이 산부인과가 아닌 엉뚱한 과에서 이뤄지거나, 심지어 남성이 방문해도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되는 걸 보면 병원에서의 약물 관리가 안전성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프진’ 등 먹는 낙태약은 현재 국내에선 처방·유통이 금지돼 있다. 미프진은 태아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자궁을 수축해 유산을 유도하는 약이다.

한편 ‘산부인과 낙태법특별위원회’는 정부안보다 4주 짧은 임신 10주 이후 의학적 사유(임신부의 생명·건강상태에 중대한 위험이 있거나, 태아가 출생 전후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낙태가 필요한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와 해당 질환 과목 전문의를 포함한 위원회의 승인으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임신 10주(70일) 미만 여부는 초음파 검사상 태아 크기를 기준으로 판단하자고 제안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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