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재개될 해외여행에 대비해 전 세계 여행의 표준이 될 ‘K-방역여행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영원히 불가능할 것만 같던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커지고 있다. 아직 하늘길은 막혀 있지만 해외에서 특정 국가들끼리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는 이른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 현실화하면서 제한된 형태로나마 여행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만난 박정하 국제관광본부장은 “코로나가 일거에 종식되지 않는 한 해외여행은 일부 국가나 특정 지역 간 상호교류로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트래블 버블 협약이 가능한 국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된 방역 우수국가들끼리 상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등 여행을 허용하는 국가 간 협약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을 재개할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돼왔다. 최근 호주-뉴질랜드에 이어 홍콩-싱가포르 간 트래블 버블 협약이 성사됐고, 한국도 대만, 태국 등과 함께 대상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본부장은 “한국은 K-방역을 통해 안전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트래블 버블이 본격화하면 각국으로부터 협약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협약 체결보다 중요한 것은 여행객들이 안심하고 오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 본부장은 “협약 상대국 국민들이 한국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데 대한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해외여행 안전수칙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K-방역여행 모델을 마련해 모두가 안심하고 한국을 오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K-방역여행 모델은 트래블 버블 확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외국인 관광을 허용할지도 관건이다. 당분간은 이전처럼 해외에서의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기보다는 휴양지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 한해 여행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박 본부장은 “트래블 버블 협약국이라도 방역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지역과 시설을 중심으로 여행이 시작될 것”이라며 “지자체, 여행사, 가이드, 숙박업체 등이 신뢰할 수 있는 여행환경을 마련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여행 재개에 앞서 한국을 알리기 위한 한국관광공사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을 통해 코로나 이후 방한 상품을 판매한 방송에는 200만명 이상이 접속했고, 세계적인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직접 나서 국내 여행지를 소개한 해외 홍보영상은 2억7,000만뷰를 기록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잠재 수요를 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해외를 대상으로 ‘가요시상식과 연계한 일본 캐릭터 인형 대리 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