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이후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나쁜 부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며 고소당한 ‘양육비 해결 모임’의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네이버 카페 ‘양육비 해결 모임’ 강민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게시글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고소인 배우자가 제출한 자료, 양육비 지급을 명한 판결문 등을 확인하고 글을 게시한 경위를 고려하면 전체 내용 중 일부가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게시글에서 양육비 지급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을 뿐 고소인에 대한 분노나 사적 감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 사건의 판단은 허위사실 인식 여부에 대한 판단이지 신상공개 행위 자체에 대한 적법성 여부는 판단 대상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8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정보 등을 공개하는 ‘배드페어런츠’ 홈페이지를 만든 강 대표는 남성 A씨가 20여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후 A씨는 강 대표가 사이트에 적시한 내용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했다. 검찰은 강 대표를 약식기소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으나 강 대표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강 대표는 “비방 목적으로 게시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 오로지 양육비 해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라는 점을 재판부에서 인정해줬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라며 “양육비는 당연히 줘야 하는데 이렇게 비참하게 소송까지 하는 일 없이 국가에서 책임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