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10년 뒤 발전설비 기자재 국산화 비율을 90%까지 높일 방침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가스터빈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서부발전은 29일 발전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6,300여개 발전설비 기자재 품목 중 자체 개발 비중은 현재 약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가스터빈을 포함한 주요 기자재의 경우 외국산 제품에 전량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 필요성이 크다.
서부발전은 2018년부터 제품별로 연구개발 계획을 마련, 국내 조달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우선 교체수요가 많은 에어 필터나 소형 밸브 등 비교적 국산화가 용이한 기자재 229건을 개발했다. 이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는 약 12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미국과 독일, 일본에 의존해온 가스터빈 고온부품의 재생기술도 국산화했다. 가스터빈 재생기술은 1,000~1,600도의 고온에서 발생하는 부품 손상을 정밀 용접, 열처리 등의 방법으로 복원하는 기술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실제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350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부발전은 중소기업들과 현장 설명회를 통해 국산화가 가능한 품목을 추가로 선별하고 있다. 2018년 이후 현장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166개 중소기업에서 총 266명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부발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발전 분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산화 WP-코디 30’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발전 분야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30개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사업으로 △발전 산업 진입 △국산화 제품 개발 △수요창출 및 확대 등 중소기업 수요에 맞는 10개의 단계별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발전설비의 국산화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관련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중소기업과 협력해 외산기자재를 국산화하는 것은 물론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국부유출을 막고, 혁신적 공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