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6·25 책임 누구냐” 설전 가세한 북한, “미제와 이승만의 침략전쟁”

北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30일 보도

“‘남침’ 나발은 무지무도한 왜곡이고 도발”

“망발을 불어대도 조국해방전쟁 훼손 못해”

시진핑, 한국전쟁 ‘항미원조’ 칭하며 논란 불러

미국 “팩트는 북한이 남한을 침공” 즉각 반박

외교부 “논쟁 끝난 사안” 언급에도 대처 논란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한중미 3국이 벌이고 있는 ‘6·25 전쟁 책임론’ 설전에 북한도 가세해 30일 “한미에 의한 북침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역사의 진실을 전도하는 파렴치한 망동’ 논평에서 “조선전쟁(6·25 전쟁)이 미제와 이승만 도배들이 도발한 침략 전쟁이라는 것은 그 무엇으로써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역사의 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조선에서 튀어나오는 ‘남침’ 나발은 역사에 대한 무지무도한 왜곡이고 우리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못박았다. 우리민족끼리는 “침략자·도발자들이 부정한다고 하여 결코 역사가 달라지거나 전범자들의 죄악이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쟁이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이 명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해서는 “애초에 미국의 거수기로 전락돼 공정성과 정의를 줴버린(내팽개친) 유엔 안보리가 북침을 ‘남침’으로 오도하여 채택한 부당한 결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얼토당토않은 망발을 불어대도 미제와 그 주구들의 무력 침공으로부터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영예롭게 수호한 조국해방전쟁을 결코 훼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중국은 한국 전쟁을 ‘침략 세력’에 맞선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로 표현하며 미국과 우리 정부와의 외교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3일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기념식에서 “미국 정부는 국제 전략과 냉전 사고에서 출발해 한국 내전에 무력 간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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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미국은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38선을 넘어 전쟁의 불길을 중북 접경까지 끌고 왔다”면서 “북한을 침범한 미국 전투기는 동북 지역을 여러 차례 폭격했다”고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국가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자 북한의 요청에 응해 항미원조를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중국 지원군은 북한 전장에 들어갔고, 이는 정의로운 행위 중에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역설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9일 오후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주한미국대사 서울시 명예시민증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북침설’을 곧바로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시각 24일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를 리트윗하면서 “중국 공산당은 70년 전에 (6·25)전쟁이 그저 ‘발발했다(broke out)’고 주장한다”며 “팩트는 북한이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지를 받으며 남한을 침공했다(invaded)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진영 국가들이 맞서 싸우자 중국 공산당은 압록강을 건너 수십만 명의 병력을 보내 한반도에 참화를 가져왔다”고도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 외교부도 반박 입장을 냈지만 “대처가 미진했다”는 이유로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

외교부는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이 공개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역사적 사실이 바뀔 수는 없다”며 “한국 전쟁 발발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다.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의 관심 사안에 대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26일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질타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강 장관을 향해 “한국전쟁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고 왜곡하는데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아무 논평이나 유감 표명 하나 없다”며 “대체 왜 외교부는 이런 중국에 눈을 감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장관은 “제반사항을 고려했을 때 우리 원칙적 입장만 표명하는 게 좋겠단 판단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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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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