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클럽들이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 때 휴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며 대규모 인파의 밀집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방역당국과 경찰도 이태원, 홍대, 강남 등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핼러윈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인근 주점에 밀집하는 등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방역당국과 유명 클럽들의 공지문에 따르면 이태원과 강남, 홍대에 있는 대규모 인기 클럽들은 핼러윈 데이 전후로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클럽 22곳, 감성주점 46곳, 콜라텍 17곳 등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는 유흥업소 85곳이 자발적으로 휴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서울 소재 전체 클럽의 50%, 감성주점의 72%에 해당한다.
업소들이 핼러윈 특수를 포기한 것은 서울시가 현장에서 핵심 방역수칙이 하나라도 위반되면 곧장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는 행정조치를 고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클럽들은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전자출입명부 작성, 이용자 간 거리두기, 일정 면적당 1명으로 인원이용 제한 등의 수칙 중 하나라도 어기면 이튿날 0시부터 2주 동안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클럽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감성주점 등 대형 주점에도 공무원을 상주시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9일부터 나흘간 클럽과 감성주점 108곳에 전담 책임관리 공무원을 업소마다 2명씩 배치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개천절·한글날 집회 당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 도심에 세웠던 방역검문소도 이태원에 들어선다. 방역당국은 클럽과 주점들이 밀집한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골목에 방역 게이트를 설치해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로 방문객을 기록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방역조치 점검을 진행하는 이유는 지난 이태원 클럽발(發) 대규모 집단 감염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핼러윈의 특성상 대규모 인파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밀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사흘간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달아 세 자리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지역 발생도 90명을 상회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대응분석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핼러윈데이 모임을 통한 전파가 우려된다”면서 “(시설) 이용자는 마스크 착용, 손 위생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운영자도 방역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소규모 클럽이나 주점에 젊은 층이 모이는 등 방역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특히 수원, 성남, 안양 등 수도권 지방의 클럽으로 ‘원정’을 갈 우려도 있다. 일부 수도권 클럽 운영자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핼러윈 때 영업을 한다며 홍보에 나서고 있기도 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집중점검을 피해 강남과 이태원 등 주요 밀집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클럽으로 옮겨가거나 헌팅포차 등 유사한 유흥시설로 이용객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시 전체 춤추는 유흥시설과 유사 유흥시설을 점검하겠다”며 “자율휴업 결단으로 방역에 동참한 업소들에 감사드리며 더 많은 업소가 휴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