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인사들을 접촉하며 후보 발굴에 본격 나선다.
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일 권영세·박진 의원과 김용태·나경원·이혜훈 전 의원 등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서울의 3선 이상 원내·외 중진’으로 자천타천으로 모두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단순히 선거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이들의 출마 의향을 파악하고 경선 규칙 등에 대한 의견을 물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인물 찾기’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27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만난 것도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수순이었다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김 위원장이 단순히 게임·인공지능(AI)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김 대표의 정계 진출 의사를 묻는 자리었다는 해석이다. 또 김 위원장이 최근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도 만나 선거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 초기 재정확대 정책을 두고 청와대와 각을 세운 김동연 전 부총리도 김 위원장과 접촉하며 서울시장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같은 행보는 김 위원장이 후보를 무조건 당내 인사에서 배출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 역시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외부 인사에게 시장 후보를 뺏기는 우둔한 짓은 절대 안 한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재야인사들이 서울시장에 나서려면 입당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에 대해서도 “입당해서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위한 경선 규칙은 김 위원장의 주문에 따라 ‘새 인물’이 유리한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원보다 시민의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되도록 방침이 정해졌다. 기존의 규칙은 선거인단(전당대회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투표와 여론조사가 5대5로 반영돼 후보를 뽑는 방식인 가운데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를 7대3, 8대2, 10대0으로 반영하는 세 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