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아프리카돼지열병 초기진압 비결은…"강력한 선제대응"

방역당국 예방살처분 범위 확대

4개 권역 나눠 차량이동 통제도

확진 작년 14건서 올해는 2건뿐

김현수(왼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ASF 방역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김현수(왼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ASF 방역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사육돼지에서 약 1년 만에 재발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잠복기가 종료됐다. ASF가 처음 발병한 지난해 확진 판정은 14건에 달했으나 올해는 2건에 그치면서 가축방역 당국이 초기 진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강원 화천군 양돈농가에서 마지막으로 ASF 양성 판정이 나온 뒤 이날까지 추가 확진은 없었다. 지난달 21~26일 접경지역 양돈농장 397호에 대한 정밀·임상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고 경기·강원지역 양돈농장 1,245호에 대한 전화 예찰에서도 감염 의심축이 발견되지 않았다. ASF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장 3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차단에 성공한 셈이다.


ASF 확산을 초기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가축방역 당국이 지난해 ASF 대처를 교훈 삼아 강력한 선제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ASF 긴급행동지침(SOP)보다 강화된 대응으로 2차 확진 농장을 조기 발견한 것이 대표적이다. SOP는 예방 살처분 실시 범위를 ASF 발생 농장 반경 500m로 규정했으나 올해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범위를 대폭 늘려 1차 확진이 발생한 화천군 농장 반경 10㎞ 내 사육돼지를 살처분했다. SOP에 따랐다면 1차 확진 농장에서 2.1㎞ 떨어진 2차 확진 농장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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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농식품부는 ASF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을 경기 남·북부, 강원 남·북부로 나누고 해당 권역에서만 돼지·분뇨·차량을 이동하게 했다. 그 결과 ASF 확진 농장과 역학 관계가 있는 농장의 분포 지역이 대폭 줄어 밀도 높은 역학조사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경기 연천군에서 2차 확진이 발생한 뒤 경남·전남을 포함한 10개 시도, 73개 시군에서 역학조사를 벌여야 했으나 올해 역학조사 대상은 강원 2개 시군뿐이었다.

소독에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지방자치단체·검역본부·농협이 보유한 소독차 800여대는 물론 농작물 병해충 방제에 쓰이는 광역방제기 45대, 산불 진화차 4대, 군 제독 차량 38대까지 동원해 주요 지역의 양돈농장을 매일 소독했다.

다만 당국은 최근 강원 지역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돌고 있는 만큼 방역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도래지·야생멧돼지 등 환경에서의 오염원이 농장으로 전파되지 않도록 철저히 격리·소독하고 농장에서 발생할 경우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가축전염병의 발생 및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유관기관의 노력과 함께 농장 관계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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