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헌법 논의야말로 국회의원이 자신의 식견을 보여줄 기회”라며 야당 측에 개헌 논의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1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선친 묘소가 있는 야마구치(山口)현 나가토(長門)에서 취재진에게 “(야당이) 아베 정권에선 개헌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스가(요시히데 총리) 정권이 됐으니 그런 주장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개헌 논의의) 기운을 한층 높이기 위해 나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에 사실상의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 근거 조항을 넣는 개헌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야당이 논의에 응하지 않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8월 28일 총리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에 대해 “장이 끊어지는 느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일본 집권 자민당은 개헌을 위한 기초위원회를 2012년 이후 약 8년 만에 개최해 개헌 4개 항목의 구체적 내용을 연내 정리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이날 아베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을 방문했다. 그는 선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1924∼1991) 전 외무상 묘소를 참배한 뒤 “앞으로는 한 의원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친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속했던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로 복귀해 중책을 맡을지에 대해선 총리를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들어 “당분간은 한 의원으로서의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성묘를 마친 뒤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함께 나가토 시내 여러 곳을 돌면서 지지자들을 만나 신약 덕분에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