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이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 평균 수출은 다소 올랐으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고 있어 11월과 12월 수출이 제대로 반등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이 449억8,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월별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9월에 7.6% 증가로 전환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월 수입은 조업일수 영향으로 5.8% 감소한 390억 달러, 무역수지는 59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이 뒷걸음질 한 데는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2일 부족한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5.6% 늘어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산업부는 “수출 증감률은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로 양호한 수치이자 작년 이후 조업일수가 동일하거나 부족한 13개 달 중에선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15대 수출품목 가운데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7개 품목이 총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총수출 80억 달러를, 자동차는 4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두 품목의 일평균 수출금액은 올 들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반면에 석유제품(22개월 연속 마이너스)과 석유화학(23개월 연속 마이너스)은 저유가 기조로 부진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미국(3.3%)과 유럽연합(EU·9.5%)이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5.7%)과 아세안(-5.8%)은 감소했다. 이들 4개 시장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66%를 차지한다.
일 평균 수출액이 늘어나는 등 일부 회복 흐름이 보이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15%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만명대로 확대되면서 일부 주들은 경제재개 조치를 중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국에 봉쇄령을 내린 프랑스를 포함해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도 잇달아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시황 역시 불투명하다.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서버용 D램(DDR4 32GB 제품) 가격 추이를 보면 10월 기준 같은 기간 대비 8.2% 떨어졌다. 성 장관은 “이달 중 총리 주재로 제3차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