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 외 나머지는 매각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인선 기준이 이번 인사에도 적용됐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을 비롯한 차관급 인사가 단행된 지난 8월에도 내정자 9명 모두 ‘1주택자’ 기준을 모두 충족한 바 있다. 이번 12명의 차관급 인사 역시 1주택자이거나 다주택 처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우에 한해 발탁해 1주택을 여전히 청와대 인선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뉴노멀’ 자리매김한 1주택 기준=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일 “2주택을 가진 몇 분이 있었는데 현재 처분 예정으로 의사를 확인하고 이번에 인사가 이뤄졌다”며 “모든 내정자가 현재 1주택은 아니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들 1주택자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내정자는 조만간 1주택자가 될 예정이다. 현재 박 내정자는 배우자 공동명의의 경기 과천시 아파트와 본인 명의의 세종시를 보유한 가운데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나머지 1주택을 매각 중에 있다”며 “12월 중으로 등기이전이 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박 내정자와 함께 청와대를 떠났던 윤성원 국토부 제1차관 내정자는 다주택 처분을 완료한 상태다. 윤 내정자는 청와대가 밝힌 다주택자 참모진의 처분 시한 일주일을 앞둔 7월24일 전격 교체됐지만 7월 초에 서울 강남구와 세종시 아파트 가운데 세종 아파트를 매각한 바 있다.
◇‘정통 관료’ 약진…靑 일자리 수석도 행시 출신=이번 인사에서는 행시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민병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 내정자와 신열우 소방청장 내정자를 제외한 10명 모두 행시를 통과해 공직사회에 발을 디뎠다. 부처 전문가를 기용해 임기 후반기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도 행시(3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고용노동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 임 내정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에 이어 고용노동부에서는 노동정책실장·고용정책실장을 지냈다. 황덕순 전 일자리 수석과 달리 고용부에 몸담았던 만큼 정부와 청와대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 위기와 관련해 “일자리가 경제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 만큼 관련 부처와 함께 특단의 대책을 꾸려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임 수석에 대해 “코로나19로 촉발된 고용위기와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역량을 발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박한 연쇄 개각=대규모 차관 인사가 단행되면서 장수 장관의 교체 시기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체 대상 장관으로는 재임 3년을 훌쩍 넘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설도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의 진용도 새롭게 꾸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8월 사표를 제출했다가 반려됐던 만큼 이번에는 후임자가 청와대로 입성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는 최재성 현 정무수석,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