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수순을 밟는 기아자동차 노조가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압도적 찬성률’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1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찬성이 나온 만큼 이번엔 찬성 비율을 높여 사측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000270) 노조는 이날 쟁의행위 찬반 부재자 투표를 진행하고 3일 본 투표에 들어간다. 부재자 투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20분까지 진행되고 본 투표는 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20분까지 이뤄진다. 투표 결과는 3일 오후 8~9시께 나올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냈고 쟁의행위 투표 결과 찬성 조합원 비율을 절반을 넘으면 합법적으로 파업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투표에서 노조는 특히 찬성 비율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중이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2011년을 제외하고 기아차 노조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찬성 결론이 나왔다. 다만 찬성 비율은 연도별로 달랐다. 67.3%가 나온 2012년이 가장 낮았고 76.8%가 나온 2016년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는 73.6%를 기록했다.
노조는 올해 사측과 임단협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찬성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킨다면 20 임단협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며 찬성 투표를 독려하는 중이다. 일부 지부는 조합원과 교섭위원들의 인터뷰 영상 링크를 전달하며 찬성 투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올해 사측과 임단협을 원활하게 타결하며 기아차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실은 반대다. 현재 기아차 노조는 전기차와 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 사내 유치와 잔업 30분 보장,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각을 세우고 있다. 또 노조는 기아차가 3·4분기 실적에 1조2,592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해 고의로 실적을 훼손했다며 이사회 사퇴까지 요구했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 노조의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다. 한국지엠 노조는 2일 기준으로 이틀째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은 노조의 잔업 거부 등 쟁의행위 탓에 6700대 규모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3일 정상 근무할 예정이나 사측이 추가 교섭 요청을 하지 않으면 같은 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부분파업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라 언제든 파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