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0년 6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금융위 관계자들의 환송 속에서 떠났다.
손 부위원장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오늘이 30년 6개월의 공직생활 마감일”이라며 “기획재정부에서 넘어와 금융위에서 보낸 7년 6개월은 가장 큰 성장의 시기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려운 곳에 자금 흘러가게 하면서도 금융사의 건전성 지키는 것도, 한계기업의 부채를 개선하는 것도 금융위가 앞장서야 할 일”이라며 “생산적인 분야로 돈이 흘러가게 하는 일, 금융사 혁신성과 역동성 확보하는 일, 그러면서도 소비자 보호하는 일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금융위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고 안팎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금융위가 맡은 역할이 악천후 속에서 운전하는 드라이버에 비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후와 도로 상황을 잘 살피면서 액셀과 브레이크를 조절하되 여러분이 쥐고 있는 운전대는 남과 나눠 잡을 수 없다”며 “신뢰 있는 운전자로서 책임지는 자세, 균형감각, 공명정대, 일 처리 등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실력 배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여러분이 성장하는 만큼 이 나라와 금융이 성장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공직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손 부위원장은 “부위원장에 임명되고 게으른 한량 기질을 내던지고 근면·성실·깐깐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는 자리가 주는 중압감이 막중했다”며 “맡은 역할을 연기하는 중에 실수하면 안된다는 사명감과 책임에서 하루도 벗어난 적 없다. 내부 사정을 챙겨야 하는 부위원장이 여러분 모두 챙기기에는 제 역량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손 부위원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회상하며 환송 인사를 전했다. 은 위원장은 “손 부위원장은 전문지식은 당연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서 직원과의 친밀함 높다”며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부위원장까지 거치면서 금융위의 굵직한 정책은 손병두 부위원장을 통해 이뤄졌다고 본다. 손 부위원장은 개인적으로 휴식이 없었겠지만 국가적으로 봤을 땐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손 부위원장은 이날 환송식을 마친 후 금융위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금융위를 떠났다. 직원들의 연호가 이어지자 그는 손하트로 화답하며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