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활동한 소위 ‘룸살롱 황제’ 이경백 씨로부터 성매매 단속 무마를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5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07년 4월부터 2009년 2월 동료 경찰관 4명과 함께 관내 유흥주점 등 업소 업주들에게 단속 정보를 제공하고 단속을 무마해주는 등의 대가로 이씨로부터 총 1억3,500만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가 동료 경찰관들과 공모해 이경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거나 분배받았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단에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동료 B씨의 일관되지 못한 진술이 영향을 미쳤다. B씨는 처음 이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혐의를 인정한 뒤 돈을 동료들과 나눴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B씨는 다시 이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고 A씨에게 돈을 분배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동료 C씨도 A씨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진술을 계속 번복했다.
재판부는 동료들이 자신의 형량을 줄일 목적으로 A씨를 끌어들인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이씨로부터 돈을 직접 받았거나 분배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중 A씨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징역형과 벌금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