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이 모든 재료에 앞선다. 증시의 격언처럼 물량 공세에 빅히트(352820)의 목표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주요 주주를 중심으로 매물 시장에 쏟아지면서 펀더멘털과 별개로 빅히트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평가다.
2일 현대차증권은 빅히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26만4,000원에서 23만3,000원으로 12% 하향 조정했다. 빅히트의 적정 가격을 끌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수급 문제였다. 지난주 중국계 벤처캐피털인 레전드캐피탈이 빅히트의 상장전환우선주 178만주의 추가 상장하고 그 중 절반만 보호예수를 체결했다고 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빅히트의 재무적 투자자 지분 중 출회 가능한 물량은 약 217만주에서 306만주로 늘어나게 됐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물량)이 주가를 발목 잡고 있다”며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 단가는 2,100원부터 3만원까지 다양하지만 현 주가 레벨에서 매도해도 엄청난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출회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빅히트는 오는 4·4분기 매출액 3,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물량 공세’라는 잠재적 위험이 자리하면서 밸류에이션을 통해 산출된 주가 지지선이 무의미해졌다는 진단이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4·4분기 빅히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416억원, 638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선주문 앨범량이 110만장에 달하고, 11월 출시되는 빅히트의 앨범 판가 인상 효과에 앨범 매출만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4·4분기 빅히트의 깜짝 실적이 기대되지만 수급 문제로 투자 심리가 훼손됐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빅히트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오버행이 전체 물량의 8% 수준으로 상당히 높아 밸류에이션을 통한 지지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30배 수준까지 낮아졌다”면서 “K-POP 일등 종목으로 PER이 30배를 밑도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1.06%(1,500원) 상승한 14만3,500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30일 9.55% 추락한 데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효과로 풀이된다. 공모가(13만5,000원)와 비교해서는 약 6.30%(8,500원) 높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