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반발하는 방글라데시의 시위대 규모가 커지는 양상이다.
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경찰 추산 5만명 이상이 반프랑스 시위에 참여해 지난달 말 시위 발발 뒤 최대 규모였다고 보도했다. 시위 주최 측은 참여 인원수가 10만명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지 말라”고 외치며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을 벌였다. 일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인형을 불태우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프랑스 대사관 인근까지 진출했다. 당국은 프랑스 대사관 주변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이 같은 시위는 최근 프랑스에서 공개된 무함마드 풍자만화와 마크롱 대통령의 옹호 발언 등으로 촉발됐다. 앞서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총기 테러로 직원 12명을 잃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9월 관련 만화를 다시 게재했다. 이후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는 이 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가 지난달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이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하며, 풍자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 분리주의와 싸우겠다”고 밝힌 데 대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마크롱은) 정신치료가 필요하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이며 벌이던 설전은 이제 유럽권과 이슬람권으로 퍼지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이탈리아가 프랑스와의 연대를 밝히는 반면 쿠웨이트와 요르단 등의 일부 상점에서는 프랑스 제품을 퇴출하고 시위까지 벌이며 갈등은 더욱 커졌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은 테러리스트가 아닌 이슬람을 공격함으로써 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길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슬림은) 과거의 대량 학살에 분노하고 있으며 프랑스인 수백만명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당신이 분노한 한 명이 한 일을 두고 모든 무슬림과 그들의 종교를 비난했기 때문에 무슬림은 프랑스인을 벌할 권리가 있다”며 “학교 교사가 살해된 데 대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을 비난하는 데 있어 그는 매우 원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권에서 불고 있는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물론 얼굴을 그리는 행위도 신성모독으로 보고 엄격히 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