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지정타)’ 3개 동시분양에 예상대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들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 선보이는 민영아파트로 시세차익만 최대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의무거주 기간은 없지만 10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중대형 단지는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시세차익으로 ‘인생 역전’이 가능한 로또 청약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분양가 통제가 로또 청약 광풍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특별공급 청약을 받은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S1블록·공급 가구 243가구)’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S4·221가구)’ ‘과천르센토데시앙(S5·190가구)’에 각각 3만328명, 3만624명, 3만474명이 통장을 던졌다. 특별공급 654가구 모집에 무려 9만1,426명이 신청한 것이다. 해당 단지들은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단지별로 보면 최고 경쟁률은 공급 물량이 가장 적은 ‘과천르센토데시앙’에서 나왔다. 해당 단지는 평균 경쟁률이 160.4대1을 기록했다.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가 138.6대1,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가 124.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형별로 보면 최근 도입된 생애최초 특별공급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과천르센토데시앙에서 해당 전형으로 50가구가 배정된 가운데 1만6,111명이 청약을 접수, 경쟁률이 322.2대1에 달했다.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에서는 277.1대1,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에서는 254.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정타 청약 열기는 이미 예견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가운데 정부의 가격 통제가 더 세지면서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단지별 평균 분양가는 3.3㎡당 △S4 블록 2,376만원 △S5 블록 2,373만원 △ S1블록 2,403만원이다. 전용 84㎡ 기준 8억원 수준이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가 지난 9월 19억3,000만원에 손바뀜한 것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이날 1순위 접수에서는 청약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오전에 한국감정원의 ‘청약홈’ 홈페이지 접속이 1분가량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단지는 전매제한이 10년 적용된다. 의무거주는 피했지만 추첨제가 적용되는 중대형 평형의 경우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중도금 대출은 9억원 이하라도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없을 시 투기과열지구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인 40%까지 가능하다. 또 이미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 있어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로또 청약 열기를 잠재우지는 못한 것이다.
로또 아파트 청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공급 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며 “반면 집값은 오르는 데 가격 통제로 분양가는 하락하거나 거의 변하지 않으면서 시세차익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조그마한 단지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만든 로또 청약은 말 그대로 광풍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권혁준·양지윤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