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야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힘을 받고 있다.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기울인 안 대표가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에 선을 그어왔지만 여권에서 안 대표의 직접 출마 가능성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제로(0)’와 무조건은 지금 정치 지도자들이 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는 일관되게 자신의 결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국민들이 야권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하고 신뢰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 야권이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안 대표의 지금 결심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야권을 신뢰하는 정도가 의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이후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벌써부터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인가. (나는 잿밥에) 생각 없다”며 서울시장 출마설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최측근인 권 원내대표가 안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제로’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서울시장 직접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더욱이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대선을 위해서라도 서울시장에 나서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선거는 1,000만명 유권자가 밀집해 있는 서울시의 선거조직 없이는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선거 구도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서울시는 국회의원 지역구와 구별로 있는 기초지자체 대부분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조직이 탄탄한 국민의힘도 최근 당무감사를 통해 서울 지역의 당협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은 광역지자체 선거에서 경험이 적어 지역조직이 탄탄하지 못한 형편이다. 따라서 서울 지역 내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안 대표가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 당내 일각의 주장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완주하지 않아도 서울에서 지역조직을 갖추고 국민의당의 당원도 늘리는 효과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꾸준히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에 나서는 것을 두고 “안 대표에게 달렸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단일후보로 안철수가 최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면 야권 대선주자는 보수진영 잠룡만 남아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는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 해도 보수진영이 아닌 중도진영을 중심으로 독자세력을 구축해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대표는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로 나섰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의 단일화를 끝내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당원들이 안 대표를 단독후보로 추대할지도 예단할 수 없다. 한편 대선을 언급한 오세훈 전 시장도 내년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전 시장(17.6%)이 야권 서울시장 지지율 1위, 안 대표(15.9%)가 2위로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