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승리했던 4년 전 대선 때와 같이 극심한 변동성이 온종일 증시를 휘감았다. 코스피지수는 1% 넘게 상승했다 곤두박질쳐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다가도 미국 주별 개표 결과 소식에 등락을 반복했다. 다만 두 후보의 수혜주가 분명히 갈려 주가가 번갈아 오르고 내린데다 모두 섣부른 승리선언을 통해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이 부각돼 국내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14.01포인트) 내린 2,357.32에 마감했다. 미국 대선 경합지역에서 두 후보가 초박빙 대결을 펼치면서 장중 내내 혼조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가들은 각각 1,656억원, 2,17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이 3,42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원60전 오른 1,137원7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5원80전 내린 1,128원30전에서 출발한 뒤 미국 대선 동향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르내렸다. 최고가는 1,148원이었고 최저가는 이보다 21원70전 낮은 1,126원30전이었다. 장중 변동폭이 지난 3월19일(49원90전)과 3월20일(26원20전) 이후 가장 컸다.
이날 증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우세 전망에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플로리다주의 개표 과정이 전해지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1% 넘게 오르던 코스피지수는 순식간에 0.1% 하락하기도 했다. 후보 간 우세 전망에 따라 수혜주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바이든 후보 수혜주로 꼽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은 오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락했다. 한화솔루션(009830)(-8.86%)은 장중 2.24% 올랐다가 11.85%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2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051910)은 2.59% 상승세를 보이다 1.68%까지 하락한 뒤 전날 대비 0.91% 내리며 장을 마쳤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수혜주들은 오후 들어 급등했다.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던 NAVER(035420)(5.48%)·카카오(035720)(6.84%) 등 인터넷 관련 종목과 RFHIC(218410)(4.58%)·오이솔루션(138080)(6.67%) 등 5G 관련주들도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가 나타나면서 아난티가 7.90% 급등하는 등 남북경협주들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승자에 상관없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강화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선전에 성장주는 강세를 보이고 친환경주는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모처럼 거래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4조6,587억원, 코스닥시장 거래액은 10조6,613억원 등 총 25조3,200억원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