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가 열린 가운데 투표를 저지하려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데다 무장한 상태로 투표소에 들어오려던 한 남성이 체포되는 등 미국 전역은 긴장 상태로 하루를 보냈다. 곳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려는 이들의 시위가 열리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다만 우려했던 정도의 극심한 충돌은 없어 예상보다는 차분한 상태로 선거일을 마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와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이 전화는 합성된 여성의 목소리로 “집에 있어야 할 때다. 안전하게 집에 있어라”는 말이 녹음돼 있었다. 다만 선거나 투표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아 선거와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발신자나 전화의 목적도 확인되지 않았다. 스팸 전화 방지 업체인 로보킬러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화는 지난 11개월간 수백만통 이상으로 집계됐지만 선거 당일 갑자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소한 수천명에서 수만명의 미국인이 이 전화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무장한 채로 투표소에 들어서려던 한 남성이 체포되는 일도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샬럿-메클런버그 경찰국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드러내는 모자와 전투화를 착용하고 무장한 채로 샬럿에 설치된 투표소에 들어오려던 저스틴 던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투표소에 머물던 던은 감독관으로부터 퇴장 요구를 받았으나 이후 다시 투표소에 돌아와 2급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국은 이 남성이 현장에서 투표한 뒤에도 계속 어슬렁거렸다며 다른 유권자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 남성이 선거일에 무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은 어떤 시민적인 목적도 없었다”며 “이런 종류의 유권자 협박은 우리 국가가 지지하는 모든 것에 반하는 만큼 우리는 투표소를 사람들이 투표하도록 돕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블룸버그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근처 BLM(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서 1,000여명이 트럼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곳은 우리의 거리” 등의 구호를 외쳤으나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시위대 일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옷을 입은 여성에게 거리를 떠나라고 소리치고 이후 폭행을 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투표소 밖에서 집회가 벌어졌으며 이후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은 시위자 수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