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고흐가 금주로 발생하는 ‘섬망(delirium)’ 때문에 죽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조울증저널(IJBD)에 발표했다.
섬망은 급성 기질성 뇌증후군으로 불리는 신체질환으로, 약물·술 등으로 인해 뇌에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다. 이 증후군에 빠지면 주의력 저하가 오고 환각 같은 지각의 장애, 비정상적인 정신운동 활성, 수면 주기의 문제가 따르기도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고흐가 쓴 수백 통의 편지와 의료기록을 통해 정신의학적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른 뒤에 금주로 인해 두 번의 섬망을 경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고흐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했지만 정상과 이상의 경계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계성 인격장애 및 조울증을 앓아왔다는 것이 힘을 얻어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고흐는 과음과 영양실조, 수면 부족 및 정신적 고갈 등으로 인해 뇌 손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로 꼽히는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등의 걸작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1888년 자신의 귀를 자르는 기행을 벌이고 급기야 1890년 7월 파리 근교의 한 마을에서 들판을 거닐다가 권총으로 자신의 가슴을 쏘아 세상을 떠났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