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누가되든 상관없다"는 이란, 속으론 바이든 승리 응원?[2020 미국의 선택]

트럼프, 일방적 제재 복원으로

국제사회 고립 등 경제 흔들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후 미국과 다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란은 승자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을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미국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든지 이란의 정책은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이 사람이 이기면 어떻고, 저 사람이 이기면 어떨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예상했던) 일이 실제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관계없다. 우리 정책은 계산되고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영국·프랑스 등 6개국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며 대(對)미 관계를 크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특히 지난달 이란과 재래식 무기의 거래를 금지하는 유엔 제재가 공식 해제됐지만 독자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며 양측은 크게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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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경한 경제제재로 이란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됐고 자국 리알화 가치는 폭락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며 이란 사회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란에서는 내심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호세인 카니 모가담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적대적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만약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P통신 역시 이란 전역이 미 대선에 대한 관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란은 불확실성이 큰 대선으로 미국 사회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미국의 정권은 심각한 정치적·도덕적 일탈로 고통받고 있다”며 “그런 정권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누군가가 권력을 잡으면 붕괴가 더 빨라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조금 더 오래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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