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대외개방을 확대하며 향후 10년간 22조달러의 상품을 수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날 밤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화상 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서비스 무역과 함께 디지털 경제와 인터넷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대외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며 “수입 금지·제한 기술 목록을 축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개방과 협력이라는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며 “위험과 도전에 공동 대응하고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을 겨냥한 듯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질서와 국제규범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를 기반으로 한 다자무역 체제를 유지하며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규칙을 보완하고 개방형 세계 경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국가정책으로 내수 위주의 쌍순환 전략을 채택한 것을 감안해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자랑을 곁들였다. 시 주석은 “중국은 14억 인구를 가지고 있고 이중 중등소득 이상이 4억명”이라며 “세계 최대의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향후 10년간 22조억달러 이상의 상품을 수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지난해 중국의 상품 수입액이 2조769억달러였고 이는 전년대비 2.8%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번 약속이 크게 신뢰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긴 했지만 올들어 9월까지 누적 상품 수입액도 1조4,853억달러에 그치며 전년동기대비 3.1% 더 줄었다. 앞서도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제1회 수입박람회 연설에서 “향후 15년간 상품 수입 규모를 30조달러로 늘리겠다”고 말한바 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중-유럽무역협정 협상을 가속화하는 등 더 많은 국가와 무역협정을 맺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방역에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으며 중국 경제는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번 연설은 전날 미 대선이 치러졌지만 아직 결과가 안갯속에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때문에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은 수입박람회를 미국의 압박 속에 막강한 구매력을 내세워 우군을 확보하는 무대로 만들어왔다. 앞서 1~2회때 계약 체결은 각각 578억달러, 711억달러에 달한다고 중국측은 주장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진행된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