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 대선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각국은 다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곳은 일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4일 미국의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확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날 국회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새 미국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냐는 쓰지모토 기요미 입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미일동맹은 일본 외교의 기본”이라며 “그런 토대에서 다음 대통령과도 확실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답했다.
스가 총리는 당선자가 확정되는 대로 축하 인사를 먼저 전할 예정이다. 스가 총리는 미 대선 결과를 놓고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내년 1월 이후 방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는 이날 국회 답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사회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과 비교하면 (미국은) 역사적으로 다양한 민족의 사람이 모여 만든 나라”라면서 “그런 관점에서 이번 선거전과 분열상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선 결과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관영매체 등을 통해 대선 불확실성이 커지는 미국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하는 등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에서 예년과 달리 미 대선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이라며 선거 결과와 관련해 논란이 커질 경우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대선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정치적 광신 풍조가 드러나고 있고, 이런 면에서 미국은 퇴보했다”며 “미국은 최근 몇 년간 국제사회의 규칙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미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왔다”고 비판했다.
중국 민족주의 성향 매체 환구시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모두 ‘중국 때리기’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평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하고 있다”며 “누가 더 강한 대중(對中)정책을 펼칠 수 있는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정치화하며 중국을 공격하고 반(反)인종주의 시위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기본원칙에 관련된 문제들이 도구로 사용돼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이번 선거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두 세력에 의해 분열됐다”면서 “소외된 진리와 거짓이 정치판에서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미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피하며 침묵을 지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에 “미국 대통령선거가 현재 진행 중이며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독일·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정상들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동맹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