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올 3·4분기에 마침내 매출 1조·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카카오톡 플랫폼의 광고사업과 빠르게 성장 중인 커머스 사업이 규모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1등 공신이었다. 여기에 웹툰·페이지 등 콘텐츠와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이 뒷받침하면서 수익 구조가 안정된 것도 한몫 했다.
카카오는 5일 올 3·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늘어난 1조1,004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3% 뛴 1,20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가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7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플랫폼 부문 매출액은 5,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광고·커머스 사업인 톡비즈 부문의 매출이 75% 증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카카오가 지난 2016년 광고 사업 부문을 신설하며 영입한 여민수 공동대표의 저력이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광고판 ‘비즈보드’는 지난해 5월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에 광고를 도입한 이후 빠르게 성장해 일 평균 매출 1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 대표는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2월에는 일 평균 매출이 5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광고주 유입부터 플랫폼 개선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 두 배 이상으로 키워낼 수 있었다”며 “기존에 이용자들이 시간을 보내는 카카오톡 채팅창 뿐만 아니라 이번 분기에 처음 선보인 카카오TV와 QR 체크인 도입으로 카카오톡의 #탭 순방문자 수가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하는 등 신규 이용자 유입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는 10일부터는 뉴스, FUN 카테고리에 비즈보드 지면이 확장되면서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탭 이용자들은 방문 목적이 뚜렷한 만큼 새로운 광고 경험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 대표는 “광고주 수요가 높아지면서 4·4분기부터 비즈보드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커머스 부문은 대표 상품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배송 상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또 톡스토어의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여 대표는 “카카오의 커머스는 럭셔리, 매스티지(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품질면에서는 명품에 근접한 상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커머스 생태계에서 어떤 혁신과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오픈마켓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유료 콘텐츠 사업과 신사업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3·4분기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늘어난 5,46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지난 9월 일본 시장에서 만화, 소설 앱 기준 매출 1위에 올라서면서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7% 성장한 1,300억원에 달해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2,229억원)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게임 콘텐츠 매출 증가도 눈에 띈다. 3·4분기 카카오 게임 콘텐츠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0%,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한 1,504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40% 증가한 배경은 지난 7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신작 ‘가디언테일즈’의 흥행에 따른 결과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 부문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성장한 1,488억원을 기록했다. 택시 플랫폼 사업의 매출 확대, 카카오페이 거래액과 카카오뱅크 금융 서비스 확대 덕분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결제·금융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올해 연간 거래액 70조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수수료 수익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고 각종 수익성 지표가 개선된 만큼 기업공개(IPO) 역시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