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시행된 ‘민식이법’을 계기로 운전자보험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운전자보험 중복 가입 비중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험연구원 간행물 KIRI 리포트 최신호에 실린 박희우 연구위원의 ‘운전자보험 가입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지난 2·4분기 운전자보험 신규 가입자의 첫 보험료(초회보험료)는 4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9% 급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3월 말 어린이보호구역 위반 처벌을 강화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결과라고 박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무엇보다 운전자보험 중복 가입자 비중도 크게 늘었다. 복수 가입자 비중이 지난 3월까지 19.3∼20.1%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다가 4월부터 상승해 6월에는 22.7%까지 높아졌다. 운전자보험이 보장하는 벌금과 교통사고처리지원금(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등은 실손 보장형이다. 보험을 여러 개 들었다고 해서 중복해서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 보험의 가입금액에 따라 비례 보상하는 방식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 연구위원은 “동일한 담보(보장항목)에 중복 가입하면 불필요한 손해를 볼 수 있어 판매 과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보고서는 또 운전자보험 가입자가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빠르게 감소했다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교통사고 발생량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운전자보험 가입자 확대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며 “고령층 가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