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유니콘, 스타트업의 꿈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머리에 뿔을 가진 상상 속의 동물 유니콘이 환생해 전 세계 스타트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벤처투자자 에일린 리(Aileen Lee)가 10억달러(1조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비상장 스타트업들에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이들 업체는 494개(CB인사이트 기준)다.


전 세계 최고 유니콘은 바이트댄스(158조원)이며 중국 디디추싱, 미국 스트라이프 등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쿠팡·크래프톤·무신사 등 11개의 유니콘이 있으며 미국(239개), 중국(118개), 인도, 독일과 함께 활발히 유니콘이 출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올해도 핀테크, e커머스, 전기차, 소프트웨어(SW)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는 평균 8~10년이 소요되고 사업추진과 자금조달의 힘든 성장과정을 거친다. 카카오게임즈·빅히트엔터테인먼트·무신사 등 필자가 직접 투자하고 지켜본 유니콘들은 권투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매 라운드를 싸우듯 수년에 걸쳐 각 성장단계를 치열하게 통과하며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주식시장의 주역들은 구글·아마존·넷플릭스·페이스북·테슬라 등과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혁신형 기업들이다. 모두 스타트업에서 출발했다. 이런 혁신형 기업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는 이 경향을 가속시킬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전 세계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포춘(Fortune) 글로벌 500대 기업’의 지형도는 현재의 유니콘들로 대체돼 갈 것이다. 실제 유니콘의 성장에는 급격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미래 산업이 상당 부분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500대 기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124개), 미국(121개), 일본(53개), 프랑스(31개), 독일(27개), 영국(22개), 한국(14개)의 순서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가 포춘 500대 기업 중 19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니콘 순위에 있어서는 쿠팡이 3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유니콘들은 대부분 플랫폼형 서비스, 게임·콘텐츠 등에 집중돼 있다. 국내 시장 규모의 제한성을 고려할 때 한국 유니콘 중에서도 글로벌 시장형 스타트업들이 다수 출현해야 할 것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 적극 도전하는 스타트업 창업이 예전보다 활발해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온라인게임(크래프톤), K팝(빅히트) 분야에서 한국 유니콘들의 엄청난 성공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혁신기술 분야와 글로벌 서비스 분야에서도 한국 유니콘들이 등장하게끔 정부에서도 적극적 육성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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