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수고비라더니 연이자만 1000%…10대 울리는 대리입금 뭐길래

금감원, 청소년 대상 대리입금·개인정보 유출 교육영상 제작

금감원 ‘대리입금 주의’ 교육 콘텐츠 캡처./출처=금감원금감원 ‘대리입금 주의’ 교육 콘텐츠 캡처./출처=금감원



# 고등학생 A 양은 아이돌 앨범 구입비가 부족해 고민하던 중 친구로부터 온라인 상에서 진행되는 ‘대리입금’을 추천받아 이용했다가 낭패를 봤다. 대리입금업자는 A양의 신상정보를 요구한 이후 곧바로 A양 이름으로 10만 원을 즉시 빌려줬다. 1주일이 지나자마자 수고비와 시간당 2,000원씩 불어나는 지각비 등을 명목으로 19만 원을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연 1,000%에 해당하는 초고금리 이자를 불법으로 받아내는 셈이다. 업자는 즉시 돈을 갚지 않으면 개인정보를 퍼뜨리겠다며 협박했다.

# 온라인 게임에 푹 빠져있는 중학생 B 군도 게임캐릭터를 키워주는 업자에게 부모님의 개인정보를 넘겼다가 화를 초래했다. 최근 친구의 게임캐릭터 능력치가 이전보다 훨씬 뛰어나진 것을 보고 본인의 캐릭터 업그레이드를 요청하자 업자는 부모님의 개인정보를 요청했고 B 군은 무심코 정보를 입력했다. 업자는 B 군 어머니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금융사에서 5,000만원의 대출을 내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금감원 ‘대리입금 주의’ 교육 콘텐츠 캡처./출처=금감원금감원 ‘대리입금 주의’ 교육 콘텐츠 캡처./출처=금감원


금융감독원은 청소년이 피해를 입기 쉬운 대리입금·개인정보 유출을 주제로 교육용 동영상 2편을 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대리입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콘서트 관람권, 연예인 기획상품, 게임 아이템 등을 사고 싶어하는 청소년을 유인한 뒤 10만원 안팎의 소액을 빌려주는 불법 행위를 가리키는 온라인 상의 용어다. ‘수고비’, ‘지각비’ 등 청소년에게 친근한 용어를 사용하지만 연이자로 환산하면 1,000%에 달하는 막대한 이자를 받아 챙기고 협박과 불법추심도 일삼는 엄연한 불법 사금융 행위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청소년 대상 고금리 사채 등 신종 금융사기가 발생하고 있으나 교묘한 수법 등으로 유사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또 청소년들이 대응방법에 대한 지식과 경험 부족 등으로 피해가 확대되는 경우도 많아 눈높이에 맞춘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영상은 학생들이 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법금융 행위를 명확히 인지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데 중점을 맞췄다. 한 청소년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대리입금’을 이용했다가 막대한 이자와 상환 협박을 받게 돼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내용과 ‘게임 캐릭터를 무료로 키워주겠다’는 말에 속아 부모님 명의로 특정 사이트에 가입한 뒤 계정 정보를 넘긴 청소년의 이야기 등 두 가지로 제작됐다. 청소년에 친숙한 팬클럽 활동, 온라인 게임 등과 관련된 불법금융 피해상황 설정과 또래 용어 사용으로 공감대를 높이고 편당 2~3분내 짧게 구성했다. 제작 동영상은 금감원 채널 외에 딩고 등 청소년이 선호하는 유튜브 및 페이스북 채널에 게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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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대리입금 주의’ 교육 콘텐츠 캡처./출처=금감원금감원 ‘대리입금 주의’ 교육 콘텐츠 캡처./출처=금감원


금감원은 학생들에 친숙한 피해상황 설정으로 공감대를 높이고 제작된 영상과 영향력이 높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잠재적 피해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수업시간 등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동 교육영상을 보여 주도록 교육부를 통해 일선 학교에 안내하는 한편 1사 1교 참여 금융회사 등에도 동영상을 제공해 현장 교육시 적극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를 보면 곧바로 선생님 등 주위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고 경찰서, 금감원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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