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남은 '70일간 몽니'…갈등의 골 더 키우나

[美 바이든 시대]

파우치 소장 등 해임 강행 가능성

檢 수사 대비 '셀프 사면'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 불복과 추가 소송 제기의 뜻을 밝힌 가운데 그가 남은 임기 70여일 동안 어떤 몽니를 부리느냐에 따라 미국이 더 심하게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아 하던 공직자를 해임하는 등 분열의 불씨를 추가로 뿌려놓고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퇴임 이후를 대비해 각종 개인 의혹에 대해 ‘셀프 사면’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20일까지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작가이자 안보 전문가인 맬컴 낸스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가디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잃으면 ‘도자기 가게에 대형 망치를 들고 온 악동’처럼 미국을 망치는 데 남은 임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수의 서구 언론은 트럼프의 첫 번째 ‘악동 짓’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해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 측 인수위가 주요 국정과제로 코로나19 대응을 꼽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을 해임한다면 코로나19 인식을 둘러싼 미국인의 갈등과 분열은 증폭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막바지에 “대선이 끝난 뒤 파우치 소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미 일간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과 데비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 식품의약국(FDA)·질병통제예방센터(CDC)·국립보건원(NIH) 과학자 다수를 해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USA투데이는 “그들은 과학과 사실을 따랐기에 트럼프 대통령한테는 충성심이 없어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파우치 소장과 함께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도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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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해 파우치 소장을 재기용한다면 갈등은 한 번 더 깊어질 수 있다. 바이든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선되면 파우치 박사를 고용하고 트럼프를 해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더힐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사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흑인 인종차별 시위 때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방침을 거부한 인물이다. 에스퍼가 해임되거나 좋지 않은 모양새로 사임할 경우 인종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도 백악관에 에스퍼의 자리를 지켜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직면하게 될 각종 소송과 검찰 수사에 대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셀프 사면’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그룹의 금융·보험사기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게끔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강력한 이민정책을 실무선에서 수행한 국토안보부 관리가 처벌받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질주하려 할 경우 참모들이 어느 정도 협조하느냐다. 더힐은 “고위참모들이 발을 안 빼고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논평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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