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바이든 '속도조절'에 北김정은 내년 초 무력 과시 가능성

위기조성 위해 ICBM 시험 발사 전망 등 잇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북미 관계 역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제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수해 발생 등 3중고로 허덕이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가 한창 구성 중인 내년 초 협상을 앞당기기 위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9일 국내외 외교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안보 라인 인선과 협상 재개에 시간을 지체할 경우 북한의 무력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경우 이른바 ‘위기조성 외교’ 카드를 언제든 꺼낼 수 있다는 얘기였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선임국장은 지난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에 일종의 평화 제안을 한 뒤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예전 각본으로 돌아가 긴장을 높일 것”이라며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으로 타협을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국립외교원의 이상숙 외교안보연구소 연구교수도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행정부 등장 시기에 지난 10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무기 시험을 통한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기는 내년 초 제8차 당대회 이후, 도발 수위는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못 미치는 저강도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새로운 행정부가 등장한다면 한반도 문제의 시급성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며 “협상이 재개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핵무력 증강에 따른 미국의 위기 대응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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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북한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의식한 듯 최근 동맹 강화에 대해 연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쏟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이 ‘미국산 삽살개’라는 거친 표현까지 쓰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을 맹비난했고, 이달 1일에는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가 한국 정부가 “혈맹이라는 미국으로부터 갖은 모멸과 냉대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0월 서프라이즈’로 불린 미국 대선 직전 도발 예상도 빗나간 만큼 북한이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란 반론도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구체적인 대북 기조를 밝힐 때까지는 탐색전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이후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한 특별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대미 라인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최 부상은 현재 대미 정책 수립에 전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내용이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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