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中 때문에 수출 어렵고 내수는 저가 경쟁…숨막히는 마스크업체

10월 수출 전달보다 72% 급감

수출량 제한하다 최근 풀렸지만

中업체 시장 선점에 판로 막혀

국내선 물량남아 재고 떨이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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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스크 수출이 한 달 새 72%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마스크 수급조절을 위해 정부가 수출 물량을 제한해 오다 최근에 풀었지만 이러는 사이 중국이 글로벌 마스크 시장을 선점해 버려 판로 개척이 어려워져서다.

9일 관세청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마스크 관련 품목(HS코드 6307909000)은 10월 한 달간 3,678만달러가 수출됐다. 이는 지난 9월 수출액 1억 2,946만달러 보다 71.6% 감소한 것이고, 국내 마스크 대란으로 수출을 전면 금지했던 지난 5월(3,287만달러)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품귀 사태가 터지자 국내 마스크의 해외 수출을 전면 불허했다. 그러다 국내 마스크가 넘쳐나자 수출을 단계적으로 풀어 오다 지난 달 23일부터는 전면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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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이 틈을 타 전세계 마스크 시장을 선점해 버리고 난 후여서 한국산 마스크의 판로가 꽉 막혀 버린 것이다. 경기 안산의 마스크 제조업체 A사 대표는 “미국서 한꺼번에 수 억장씩의 마스크 주문이 쏟아졌지만 수출물량 제한에 걸려 계약을 성사시킬 수가 없었다”며 “이러는 사이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버려 한국산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고 말했다.

수출 판로가 막히다 보니 국내 마스크 업체들은 그동안 쌓인 재고와 신규 물량을 털어내느라 저가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수출을 하려면 그만큼의 물량을 국내에 비축해 둬야 했는데 규제가 풀려도 수출이 안 되다 보니 이제는 경쟁적으로 재고 소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0월 말 기준 마스크 제조업체는 683개사로 지난 1월(137개사)보다 5배가 늘어났지만 생산물량은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달 초 주간 생산량은 3억장이었지만, 마지막 주간은 1억 7,381만장으로 40% 급감했다. 중국 업체와 해외판로 경쟁에서 밀리고 국내서는 재고소진 경쟁에 시달리다 보니 저가판매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대박을 노리고 뛰어들었던 영세 마스크 업체들의 폐업이 급속히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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