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해도 임기 초반 일정 기간의 정치적 밀월을 뜻하는 이른바 ‘허니문’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공화당 우세의 의회지형과 보수적인 연방대법원 구성, 민주당 내부 알력 등 난관에 둘러싸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는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이 향후 험난한 도전에 직면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긴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당장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바이든 당선인의 입법 어젠다와 내각 인선, 사법부 지명자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게 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선거에서는 조지아주 2석의 결과에 따라 의회 권력지도가 완전히 바뀔 상황이다. 조지아주에서 공화당 현역의원 2명이 모두 패하지 않는 한 공화당이 상원을 계속 지배하게 된다. NBC는 “이렇게 되면 바이든은 지난 1989년 이래 의회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 채 취임하는 첫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직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6대3의 보수 절대우위 구도가 된 연방대법원 역시 큰 부담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의회 동의 없이 취할 수 있는 행정조치에 대법원 판결로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이밖에 당내 진보그룹과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의료서비스 접근권 확대, 기후변화 대처 등 각종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저돌적인 어젠다를 추구하려는 진보파와 공화당과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온건파 간에 긴장이 조성될 것이라는 게 NBC의 분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비용 문제로 ‘메디케어포올(전국민건강보험)’에 반대하는 대신 희망자에 대한 공공선택권을 추가한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이 8월에 채택한 정강정책에는 에너지원을 오는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급진적 정책으로 평가되는 그린뉴딜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선거 전에 “메디케어포올 도입을 믿는다. 그린뉴딜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