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래절벽에도…중랑·도봉·강북구 중저가는 '호황'

강북 10월 거래량 101건으로 늘어

도봉·중랑구도 9월 계약건수 추월

매매가는 한달 새 1억까지 뛰어

고가주택 많은 강남권은 거래 '뚝'




# 3,000가구 규모로 지은 지 30년이 넘은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신동아 1단지’는 지난 10월 총 16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8월과 9월에는 거래가 각각 8건씩만 이뤄졌다. 인근의 쌍문동 구축 단지인 ‘한양 2차’도 마찬가지다. 8~9월에는 3~4건의 매매가 체결되는 데 그쳤지만 10월에는 9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2003년 입주한 강북구 미아동의 대단지 ‘삼각산아이원’ 아파트도 8월 단 2건의 손바뀜이 이뤄졌지만 10월 들어서는 9건의 실거래가 등재됐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최근 들어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은 반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0월 거래량이 9월 거래량을 뛰어넘는 지역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 9억원 이하 중저가 구축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도봉·중랑구 등의 지역에서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다. 10월 들어 거래가 거의 없는 서울 강남 지역과 대조를 이룬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4개 구에서 10월 아파트 거래량이 9월 거래량을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9월 77건이었던 강북구의 매매거래량은 10월 들어 101건으로 늘었고 도봉구는 140건에서 161건으로, 중랑구는 103건에서 109건으로 증가했다. 종로구도 34건에서 59건으로 늘었다. 대부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단지가 밀집한 외곽 지역이다. 아직 10월 거래 신고기한이 20일여 남은 만큼 이들 지역의 거래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관악·은평·금천구 등에서도 10월 거래량이 9월 거래량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이들 외곽 지역에서도 10월 거래량이 전달 거래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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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오르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는 전용 59㎡가 9월 5억3,500만원(10층)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인 10월에는 5억9,500만원(12층)으로 뛰었다. 한 달 새 실거래가가 6,000만원 오른 것. 중랑구 상봉동의 대단지 ‘건영2차’도 한 달 새 매매가가 1억원 올랐다. 9월에는 전용 57㎡가 4억8,500만원(12층)에 실거래됐지만 10월 들어 같은 형평 매물이 5억8,500만원(14층)에 팔렸다.

이런 가운데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거래절벽이 뚜렷하다. 송파구의 경우 10월 거래량이 9월 거래의 절반 수준이다. 10월 거래량은 130건인데 이는 9월 수치인 226건을 훨씬 밑돈다. 강남구도 10월 거래량은 122건인데 이는 9월의 68% 수준이다. 서초구도 10월에 전달(199건)의 66%에 불과한 136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일부 인기 단지에서는 10월 들어 ‘거래 실종’ 현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와 은마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에서는 10월 단 한 건의 매매거래도 체결되지 않았다.

중저가 단지의 ‘나 홀로 약진’에는 전세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전세난 때문에 다시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를 안정시켜야만 매매시장도 안정될 것”이라 고 진단했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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