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맥박 살아난 콘택트株·원자재…'RISK-ON' 신호 더 강해진다

[화이자 백신發 머니 무브 가속]

경기민감·은행주 증시 견인하고

WTI 8%↑ 등 국제유가도 급등

네이버는 5%↓ 'BBIG'은 하락

원·달러 환율 1,110원대 유지

안전자산인 金·국채 가격은 뚝

1115A04 국고채



글로벌 제약 업체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을 발표하자 그동안 숨죽였던 경기민감주를 비롯한 콘택트 업종이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됨에 따라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는 백신 개발 소식이 주식·원자재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3%(5.63포인트) 오른 2,452.83포인트에 마감했다. 전날 뉴욕 증시가 코로나19 백신 유효성 소식에 급등한 것과 비교해서는 오름폭이 적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이미 1.27% 오른 측면이 있었고 기술주에 대한 비중이 높아 상승폭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언택트 비중이 높아진 측면도 있고 언택트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부담되는 수준이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증시에서는 그동안 언택트 관련 종목들에 주도권을 내줬던 경기민감주, 금리 인상 수혜주를 비롯한 ‘콘택트 업종’이 급등세를 탔다. 정유주인 S-OIL(14.68%)이 급등세를 보였고 현대제철(004020)(5.24%)·HMM(011200)(4.2%)·기아차(000270)(4.21%)가 올랐으며 여행주인 하나투어(039130)(9.17%)·모두투어(080160)(6.9%)도 오랜만에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으로 인한 금리 상승 기대감에 은행주들도 초강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086790) 5.76%, 신한지주(055550) 3.78%, KB금융(105560) 4.07% 등을 기록했다. 반면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관련 종목은 일제히 급락했다. NAVER(035420)가 5.03% 하락한 가운데 카카오(035720)(-4.17%)·엔씨소프트(036570)(-5.57%)·LG화학(051910)(-4.36%)·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18%) 등은 하락했다. 거래도 오랜만에 활발하게 일어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7조6,972억원으로 지난 9월22일 이후 17조원을 재돌파했다.


글로벌 자본시장도 백신 개발이 향후 경제 정상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도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 판단의 지표로 사용되는 구리 가격은 지난달 말 바닥을 찍은 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현물 가격은 전날 1.38% 급등했으며 지난달 30일 대비 5%가량 상승했다. 니켈과 아연·알루미늄 등 비금속상품 가격도 대부분 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김수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리스크 온’ 심리가 부각된데다 중국 경기 회복으로 구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도 구리는 필수자원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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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도 급등했다. 반면 중국의 위안화와 한국의 원화 등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15달러(8.48%) 올랐으며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7.48%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20전 올랐지만 여전히 달러당 1,110원대를 유지했다. 반면 위험자산 선호에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7% 급등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안전자산들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5%(97.30달러) 떨어진 1,854.40달러를 기록했다. 올 8월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이다. 미국 대선 이후 막대한 경기부양책이 실현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금값을 밀어올렸지만 백신 출시가 현실에 가까워진 만큼 경기부양책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 금값이 급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가격도 하락(금리 상승)했다. 전날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95bp(1bp=0.01%포인트) 오른 연 0.9346%를 기록하며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1.7bp 오른 0.976%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백신에 대한 기대감, 나아가 경기 펀더멘털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금리가 오버슈팅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경제가 ‘정상화된다’는 기대 자체만으로 안전자산에서 위험으로 자산 이동이 나타났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박성호·이완기·심우일기자 junpark@sedaily.com

박성호·심우일·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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