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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갈 것...노동존중 사회 반드시 도달"

12일 전태일 열사에 '무궁화장' 추서...노동계 인사 중 최초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둘째 동생 전순옥 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故)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에서 둘째 동생 전순옥 씨 옆의 의장병이 들고 있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판에 부장을 걸어주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故(고)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한 의미에 대해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말했다.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전태일 열사에 대한 무궁화장 추서식을 열고 노동계 인사 최초로 전태일 열사에게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전태일 열사는 지난 1970년 11월 13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말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분신자살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 후 유족 등과 환담을 나누며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이소선 여사는 지난 6월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모란장(2등급)을 추서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독학하다가 어려운 국한문혼용체에 한탄하며)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다”며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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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전태일 열사 유가족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을 마친 뒤 로비에 전시된 전태일 평전과 태일실업 설립 계획서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전태일 열사 유가족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식을 마친 뒤 로비에 전시된 전태일 평전과 태일실업 설립 계획서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며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태일 열사가 했던 주장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며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환담장에는 전태일 열사의 유족인 전태삼 씨(첫째 동생), 전순옥 씨(둘째 동생), 전태리 씨(셋째 동생), 전태일 열사의 친구이자 ‘삼동친목회’ 동지인 최종인 씨, 이승철 씨, 임현재 씨, 김영문 씨,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수호 이사장은 “(2016년)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의미와 힘을 대통령께 위임해드렸다”면서 “촛불정부가 노동중심사회를 위해 앞장서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야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며 “아까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얘기했는데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노동존중 사회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히면서 환담을 마쳤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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