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당국이나 단체가 아닌 주민 개인 명의를 내세운 트위터 계정이 등장했다. 공식적인 계정보다는 개인 계정을 빙자한 일상적인 내용을 앞세워 더 친숙하게 남한과 해외에 체제를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외교가에 따르면 자신을 김명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한성일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이라고 소개한 계정 2개가 최근 트위터에 등록됐다. 이들 계정은 모두 10월에 가입했다. 지난달 1일에 첫 트윗을 올린 뒤 1∼2일 간격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글 수십 건을 게재했다.
한성일 실장은 지난달 1일 올린 첫 게시글에서 “조선(북한)에서 일어나는 희소식과 북남관계 소식들을 전하고 우리 민족의 문화와 역사 등 여러가지 상식을 친절히 전해드리며 앞으로 수많은 인터넷 사용자들과의 원활하고 적극적이며 다방면적인 소통을 기대한다”며 계정 개설 배경을 밝혔다.
해외 각국의 이용자를 겨냥한 듯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로 올린 트윗도 있었다. 글 내용은 대부분 북한 선전과 남측 보수세력 비판, 80일 전투 독려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일상적인 내용도 올라왔다.
김명일 부장 명의의 트위터에는 “얼마 전 금연법이 채택됐다”며 “그래도 한다 하는 애연가였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도,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도 몹시 힘들겠지만 담배를 끊을 결심”이라는 트윗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에는 김장 사진과 함께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우리의 김치를 생각하니 벌써 군침이 스르르 돈다”는 글을 썼다.
북한에서 단체가 아닌 개인 명의 트위터 계정이 확인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트위터와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개설해 북한 사회상을 활발히 외부에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