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3대 공공 무역 플랫폼 통합...세계 5위 B2B로 키운다

■무역 디지털 전환 대책

세계 전자상거래시장 3경원 불구

韓 점유율 5%뿐...무역 1조弗 정체

아마존·알리바바에 한국관 개설

통관·인증·금융지원까지 디지털화

2030년까지 무역 규모 2조달러

수출 중소기업 20만개 양성 목표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KOTRA 수출 화상 상담장을 방문해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KOTRA 수출 화상 상담장을 방문해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한국 무역구조를 전면 디지털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 10년간 1조달러에 머물고 있는 우리 무역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2조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또 디지털 수출 중소기업 ‘10만 양병’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마다 1만개씩 제조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 희망기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무역 디지털 전환 대책’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무역 구조의 ‘총체적인 디지털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한국무역협회가 각각 운영 중인 3대 공공 B2B 플랫폼을 통합, 마케팅과 결제·물류가 모두 연계된 ‘한국판 아마존·알리바바’로 키운다.

정 총리는 이날 “수출 디지털 전환은 혁신적인 강소·중견기업 활동 무대를 세계로 넓히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를 허리가 튼튼한 ‘항아리형’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무역 디지털 전환 종합대책을 통해 무역구조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출 등이 활기를 띠고 있는 지금이 10년 가까이 1조달러대에 머문 ‘무역 정체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3경원’ 규모로 성장한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미국과 중국·일본 3개국이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의 점유율은 5%에 그치는 현실을 타개하지 않으면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함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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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한국형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국내에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난 1996년부터 운영해온 ‘고비즈코리아’, KOTRA의 ‘바이코리아(2004년)’, 한국무역협회의 ‘트레이드코리아(2008년)’ 등 기업간거래(B2B) 무역 거래에 쓰이는 3대 공공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그러나 존재감이나 활용도는 미미하다. 일례로 3대 플랫폼의 총 일일 방문자 수는 19만2,000명으로, 2015년 구축된 미국의 아마존(656만명)에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온라인 B2B 플랫폼이나 전자무역 시스템을 조기에 도입한 편이지만 오프라인 수출의 보조적인 지원 수단에 그친 측면도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존 3대 플랫폼을 단계별·기능별로 통합하고 입점 기업 확대를 통한 대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벤치마크 대상은 마케팅과 결제, 물류 네트워크 등을 통합한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다. 상품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하나로 묶어 해외 바이어가 어느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3대 플랫폼에 등록된 상품 모두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한 구글·네이버 등 국내외 포털사이트와 3대 플랫폼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3대 플랫폼을 통합한 ‘한국관’도 개설, 수출 기업은 3대 플랫폼 가운데 한 곳에만 상품을 등록해도 ‘한국관’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길도 열어나갈 예정이다. 3대 플랫폼에 입점한 기업에는 수출신용보증 및 단기수출보험 한도를 최대 1.5배 늘려주고 해외 바이어가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할 경우 1만달러 이하는 심사 없이 자동무역보험에 가입되게 하는 등 우대 혜택도 제공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3대 플랫폼을 세계 5위 B2B 플랫폼으로 키우고 온라인 수출 규모도 100억달러, 11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섬유, 바이오·헬스, 전자, 스마트홈, 로봇 등 10대 제조업의 온라인 상설전시관 역시 가동된다. 이들 전시관을 허브로 활용해 ‘한국전자전’과 같은 7대 산업전시회를 세계적 수준의 O2O(온·오프라인) 전시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수출지원시스템도 완전히 디지털로 바꾼다. 전자무역체계 개편, 통관·인증 전자화, 비대면 금융·법률 서비스 신설 등을 통해 내년까지 수출 전 과정을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국가·업종별 무역결제 정보 ‘빅데이터’를 분석해 수출기업에 제공, 수출기업의 거래관리 역량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 같은 디지털 무역 인프라 구축을 통해 2030년까지 매년 1만개의 ‘수출 유망 기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국내 수출 중소기업은 10년 뒤 20만개로 늘어난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무역 디지털화로 제조 중소기업 중심인 수출 중소기업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며 “수출유관기관과 산업별 협회, 단체 등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글로벌화가 가능한 내수기업, 소상공인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수출 ‘초보 중기’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금융 혜택을 주고 수출 중기 제품이 글로벌공급망(GVC)에 편입될 수 있는 기회 역시 제공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수출의 양적 확대, 질적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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