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다음주 증시 전망] 외국인의 귀환...코스피 ‘2,500 벽’ 뚫나

원화 강세 외국인 순매수로 코스피 2,500 돌파 눈앞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등 경기 민감 업종 관심

증권사들 “외국인 유입으로 코스피 2,500 돌파 시도 가능성”

일각선 “특별한 흐름 없어...차분하게 대응 필요” 조언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493.87에 장을 마쳤다./연합뉴스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493.87에 장을 마쳤다./연합뉴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강세장을 이어갔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예상을 넘어선 효능을 보였다는 소식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급격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적 달러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코스피 지수가 2,5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일각에선 특별한 호재 없이 모호한 방향성을 보이며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최근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1,115.6원을 기록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최근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1,115.6원을 기록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3일 전날보다 18.25포인트(0.74%) 오른 2,493.87에 장을 마쳤다. 이번 주 들어서만 코스피 지수는 3.2% 상승했고 2,5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은 외국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외국인들은 이번 주 코스피 시장에서 2조3,489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강세장을 주도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주체가 개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뀌었다”며 “원화 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선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자금의 유입이 이뤄졌고 신흥국 증시 내에서도 매력도가 높은 국내 증시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업종과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사들였다. 이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이번 주 각각 1조 4,800억원, 3,376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 13일 6만3,200원의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외에도 기아차를 863억원 사들였고, 현대모비스는 705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보였다. KODEX200 ETF도 1,206억원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증시가 상승곡선을 추가로 그릴 것으로 예상하는 주된 배경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 세계 증시 중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2.0%로 직전 신고가를 기록하였던 2018년 2.6% 대비 낮은 수준”이라면서 “연말까지 원화 강세 메리트에 따른 외국인발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차주 국내 증시는 외국인 주도 아래 연고점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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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AP연합뉴스화이자 /AP연합뉴스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장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기대감이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은 당분간 민감주 중심의 가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반도체, 화학, 운송 등 경기 관련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으며 안도 랠리와 백신 기대감에 무게중심을 두는 가운데 미국 주별 봉쇄 확산 여부에 주목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업황 정상화 기대감이 높은 산업으로 집중될 것”이라며 “철강, 화학 등 소재와 운송이 포함된 산업재를 주목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또 “최근 미국에선 소재, 산업재 업종이 종합지수보다 수익률이 양호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모멘텀(가격 상승)이나 그로스(이익 증가)보다 경기민감주가 들어있는 밸류의 성과가 좋은 상태”라며 “이런 흐름은 전 세계 공통인 현상이기에 한국도 같은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대훈 연구원은 “경기민감주로의 전망 변화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단기적으로 매력이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경기민감주 중에서 주가가 부진했던 가운데 이익추정치가 올라오는 업종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 볼만하다”고 했다. 운송, 건설·건자재 업종이 대표적이라는 게 한대훈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차분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증시가 빠르게 상승한 만큼 부담감도 커졌다는 해석에서다. 백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지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불확실성의 종료와 긍정적인 코로나 백신 임상 3상 결과의 호재까지 등장함에 따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국내 증시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대유행을 제외하고 뚜렷한 악재가 보이지 않는 평온한 증시환경이라는 점을 단기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으며 선진국들의 봉쇄조치, 미국 의회의 추가 부양 합의 진행을 둘러싼 뉴스 플로우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 시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라가르드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며 추가 부양책을 시사하는 언급을 했다. / AP연합뉴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라가르드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며 추가 부양책을 시사하는 언급을 했다. / AP연합뉴스


한편 증권사들이 제시한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보면 ▲하나금융투자 2,450~2,550 ▲한국투자증권 2,440~2,520 ▲NH투자증권 2,400~2,500 ▲케이프투자증권 2,400~2,500 등으로 나타난다.


지난 11일 화이자의 백신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 연합뉴스지난 11일 화이자의 백신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 연합뉴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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