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플러스가 탈(脫)통신 시대에 통신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다퉈 비통신 사업에 집중하는 이통사들의 행보와 달리 LG 유플러스는 본업인 통신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통신 서비스에 더욱 집중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LG 유플러스의 행보가 어떤 성과를 낼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15일 LG유플러스(032640)에 따르면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 13일 용산사옥 1층에 구축된 다목적홀 ‘U+Seer 라운지’에서 열린 4·4분기 임원 워크숍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통신사업을 더욱 세밀히 들여다 보라고 주문했다. 통신사업에서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찾아 고객에 감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존의 접근방식으로는 고객을 열광하게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마존, 넷플릭스 등은 코로나 대유행(팬데믹) 환경에서 팬덤의 힘으로 오히려 더욱 성장했다”며 고객감동 실현을 통한 팬덤 확보를 주문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하 부회장은 △고객 세분화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고객 불편 해결 △빅데이터의 고객 중심적 활용을 꼽았다. 이는 하 부회장이 지난 5월 열린 임원 워크숍에서 “통신업계의 여러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어떠한 요소가 통신 사업에서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충분히 검토해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LG 유플러스는 최근 통신사업의 핵심인 휴대전화와 IPTV 사업에서 다양한 고객의 취향에 대응하기 위해 세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요금제에서는 넷플릭스 무료 이용이 가능한 ‘넷플릭스팩’, 홈 사물인터넷(IoT) 관련 서비스가 포함된 ‘스마트홈팩’ 등 같은 요금제라도 고객 취향에 따라 세분화 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IPTV도 마찬가지다. 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에 이어 ‘U+초등나라’ 출시로 키즈맘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시니어, 1인가구, 펫서비스 등 고객군별 서비스를 세분화 했다.
여기에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인기공연 ‘태양의 서커스’와 뮤지컬 ‘모차르트’ 등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 4,000개를 포함해 약 2만개의 5G 콘텐츠를 확보한 상태다. LG 유플러스 관계자는 “탈통신 시도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현재 고객 니즈를 등한시 하면 안된다는 지론으로 5G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센터 등을 통해 접수된 불편사항 중 현재 75% 가량을 개선했으며, 남은 25%는 진행 중이거나 개선방안을 검토 하고 있다. 내년에는 피드백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개선율을 높이는 등 해결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하 부회장은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요소인 빅데이터가 단편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정보와 혜택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통신 분야인 빅데이터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 유플러스도 미래 성장 사업을 찾기 위해 다양한 우물을 파고 있다”며 “다만 신사업을 위한 우물 찾기에 집중한다고 기존 사업인 통신 부분을 외면 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더욱 통신 부분을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