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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인수 주체 뒤에는 배상윤 필룩스 회장…IHQ 향방은

관련 회사 지배구조 복잡해

CB 발행·주가 급등락 반복

인수 이유에 대해 우려 나와




아이에이치큐(IHQ) 인수에 나선 삼본전자(111870)컨소시엄의 배후에는 배상윤 필룩스(033180) 회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 회장을 둘러싼 회사들이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과 전환, 주가 급등락을 반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IHQ 역시 사업의 본질과 다르게 회사가 운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HQ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본전자컨소시엄은 보증금 명목으로 100억원을 지급했다. 앞서 채권단(신한·하나은행 등)은 딜라이브의 자회사인 IHQ를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삼본전자는 이어폰과 헤드폰·블루투스 기기 등을 만드는 단순 제조업체임에도 지배구조는 얽히고설켜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삼본전자 계열사인 필룩스의 배상윤 회장이 이를 거느리는 구조다. 삼본전자의 최대주주는 클로이블루조합이며 클로이블루조합의 최대주주는 프레스코2호조합이다. 이 두 조합의 실질적 의사 결정자는 배 회장이다. 해당 조합의 조합원들은 배 회장에게 의결권을 위임했다.


조명 제조 업체인 필룩스는 2017년 말부터 반 년간 조합 등을 대상으로 수백억원의 CB 발행과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8년 3월 필룩스가 미국 백신 개발 업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2,000원대였던 주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3만원대까지 15배 폭등했다. 현재 주가는 3,000원대다. 2018년에는 대규모 CB 발행·유상증자와 주가 급등락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와 관련된 인물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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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Q의 채권단 역시 인수 주체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지만 매각 의지가 강해 추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껏 인수를 타진한 원매자들이 있었으나 코메디TV·드라맥스 등 IHQ가 보유한 케이블 채널 혹은 일부 프로그램만을 인수하길 원하거나 대금 마련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가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시가총액 수준에서 결정된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매각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지만 제대로 된 경쟁입찰 없이 우협 선정이 사실상의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것으로도 파악된다.

배우 장혁·김하늘 등을 소속 연예인으로 두고 있는 IHQ는 케이블 채널 운영과 드라마·음반 제작을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한때 뿌리 깊은 나무(2011년)·오로라공주(2013년) 등 히트작을 줄줄이 내놨지만 모회사가 채권단으로 넘어간 이후로는 눈에 띄는 작품을 선보이지 못 했다. 다만 예전에 벌어 둔 자금과 자회사였던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한 대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89억원에 달한다. 지난 3·4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80억원, 17억원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고 주가가 낮은 상장사를 싼 값에 인수하는 의도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매니지먼트·콘텐츠 제작·케이블 채널 운영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국내에 드문데, 회사가 본질과 다르게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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